-“지중해식ㆍ 일본식ㆍDASH식단 치매 예방 효과 검증”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지중해식ㆍ일본식ㆍMINDㆍDASH 식단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발병을 억제하고 서구식 식단은 오히려 치매 발병을 부추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커피ㆍ우유ㆍ생선ㆍ하루 1잔의 음주는 치매 예방을 돕는 반면 2잔 이상의 음주는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11일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에 따르면 이날 심포지엄에서 ‘먹거리와 치매 그리고 인지기능’을 주제로 발표한 건국대병원 신경과 문연실 교수는 “2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역학(疫學)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률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뉴욕에 사는 2258명의 주민을 지중해식 식단을 잘 지킨 그룹, 중간 정도 지킨 그룹, 지키지 않은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눈 뒤 10년간 추적 조사했더니 잘 지킨 그룹의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지키지 않은 그룹보다 40%나 낮았다”고 소개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ㆍ채소ㆍ통곡ㆍ빵ㆍ감자ㆍ닭고기 등 가금육ㆍ견과류ㆍ올리브 오일ㆍ생선(주 2회 이상)을 주로 먹고 적당량의 레드와인(남성 296㎖, 여성 148㎖ 이하)ㆍ저지방 우유를 즐기되 붉은 색 고기(적색육)는 되도록 적게(월 2∼3회 이내) 섭취하라고 권하는 식단이다. 심포지엄에선 일본식 식단은 치매 예방에 이롭지만 한국의 전통 식단과 치매의 관계는 아직 연구된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내과 의사인 일본 규슈대학 의학대학원 니노미야 토시하루 교수는 “일본 히사야마 지역 60세 이상 주민 1006명을 17년간(1988∼2005년) 추적 관찰한 결과 전통 일본식 식단(콩ㆍ채소ㆍ해조류ㆍ과일ㆍ감자ㆍ생선ㆍ계란)에 우유를 더한 개량 일본식 식단이 치매 위험을 34%나 낮춰줬다”고 설명했다. 일본 노인(75세 이상)의 하루 평균 우유 섭취량은 62g으로 한국 노인(65세 이상)의 18.4g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문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고혈압 예방ㆍ치료를 위해 만든 식사지침인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도 치매 예방에 이롭다”며 “DASH 식단을 잘 따른 124명의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저하는 물론 뇌신경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DASH 식단은 과일ㆍ채소ㆍ통곡ㆍ저지방 우유 등 저지방 유제품ㆍ견과류를 많이 섭취하고 적색육과 나트륨ㆍ설탕이 든 음료를 적게 먹도록 권하는 식단이다.
치매 예방에 유익한 것으로 증명된 세계 4대 식단 가운데 가장 최근에 알려진 것은 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식단. 문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섞은 것이 MIND 식단”이라며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 미국 러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알츠하이머와 치매 저널’엔 MIND 식단을 어느 정도 지키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5%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일 채소 2회, 블루베리ㆍ라즈베리 등 베리류 2회, 생선 1회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MIND 식단의 핵심 내용이다.
문 교수는 “적색육ㆍ가공육ㆍ정제된 곡물ㆍ사탕ㆍ디저트와 고(高)칼로리가 특징인 서구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게 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켜 치매 발생률을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서구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한 역학 연구는 아직 없다.
심포지엄에서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돕는 식품으론 커피ㆍ녹차ㆍ우유ㆍ생선ㆍ채소ㆍ과일ㆍ소량의 음주 등이 꼽혔다. 문 교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 낮다는 역학 연구가 있다”며 “커피에 풍부한 카페인 덕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녹차의 카테킨(떫은 맛 성분)ㆍ데아닌ㆍ폴리페놀(항산화 성분)도 뇌세포 보호 효과를 가지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tau) 단백질을 감소시킨다고 했다.
니노미야 교수는 “우유에 풍부한 칼슘ㆍ마그네슘은 혈관성 치매, 양질의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유용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우유가 당뇨병 예방 효과를 가진 것도 우유를 하루 1컵 가량 섭취하는 노인의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낮은 이유일 것”으로 추정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관의 미세구조가 파괴돼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교수는 “나이가 들면 혈관과 뇌의 미세구조가 파괴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데 우유 등 유제품이 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에선 또 EPAㆍDH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풍부한 생선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생선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60% 가량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문 교수는 “레드와인에 든 레스베라트롤(항산화 성분)과 맥주에 포함된 규소(실리콘)는 뇌세포의 파괴를 막아준다”며 “가벼운 술 한 잔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에 2 잔 이상의 음주는 치매 발생을 앞당기는 역효과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kty@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지중해식ㆍ일본식ㆍMINDㆍDASH 식단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발병을 억제하고 서구식 식단은 오히려 치매 발병을 부추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커피ㆍ우유ㆍ생선ㆍ하루 1잔의 음주는 치매 예방을 돕는 반면 2잔 이상의 음주는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11일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에 따르면 이날 심포지엄에서 ‘먹거리와 치매 그리고 인지기능’을 주제로 발표한 건국대병원 신경과 문연실 교수는 “2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역학(疫學)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률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뉴욕에 사는 2258명의 주민을 지중해식 식단을 잘 지킨 그룹, 중간 정도 지킨 그룹, 지키지 않은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눈 뒤 10년간 추적 조사했더니 잘 지킨 그룹의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지키지 않은 그룹보다 40%나 낮았다”고 소개했다.
[사진=RF123] |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ㆍ채소ㆍ통곡ㆍ빵ㆍ감자ㆍ닭고기 등 가금육ㆍ견과류ㆍ올리브 오일ㆍ생선(주 2회 이상)을 주로 먹고 적당량의 레드와인(남성 296㎖, 여성 148㎖ 이하)ㆍ저지방 우유를 즐기되 붉은 색 고기(적색육)는 되도록 적게(월 2∼3회 이내) 섭취하라고 권하는 식단이다. 심포지엄에선 일본식 식단은 치매 예방에 이롭지만 한국의 전통 식단과 치매의 관계는 아직 연구된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내과 의사인 일본 규슈대학 의학대학원 니노미야 토시하루 교수는 “일본 히사야마 지역 60세 이상 주민 1006명을 17년간(1988∼2005년) 추적 관찰한 결과 전통 일본식 식단(콩ㆍ채소ㆍ해조류ㆍ과일ㆍ감자ㆍ생선ㆍ계란)에 우유를 더한 개량 일본식 식단이 치매 위험을 34%나 낮춰줬다”고 설명했다. 일본 노인(75세 이상)의 하루 평균 우유 섭취량은 62g으로 한국 노인(65세 이상)의 18.4g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문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고혈압 예방ㆍ치료를 위해 만든 식사지침인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도 치매 예방에 이롭다”며 “DASH 식단을 잘 따른 124명의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저하는 물론 뇌신경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DASH 식단은 과일ㆍ채소ㆍ통곡ㆍ저지방 우유 등 저지방 유제품ㆍ견과류를 많이 섭취하고 적색육과 나트륨ㆍ설탕이 든 음료를 적게 먹도록 권하는 식단이다.
치매 예방에 유익한 것으로 증명된 세계 4대 식단 가운데 가장 최근에 알려진 것은 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식단. 문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식단을 섞은 것이 MIND 식단”이라며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 미국 러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알츠하이머와 치매 저널’엔 MIND 식단을 어느 정도 지키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5%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일 채소 2회, 블루베리ㆍ라즈베리 등 베리류 2회, 생선 1회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MIND 식단의 핵심 내용이다.
문 교수는 “적색육ㆍ가공육ㆍ정제된 곡물ㆍ사탕ㆍ디저트와 고(高)칼로리가 특징인 서구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게 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악화시켜 치매 발생률을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서구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한 역학 연구는 아직 없다.
[사진=RF123] |
심포지엄에서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돕는 식품으론 커피ㆍ녹차ㆍ우유ㆍ생선ㆍ채소ㆍ과일ㆍ소량의 음주 등이 꼽혔다. 문 교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 낮다는 역학 연구가 있다”며 “커피에 풍부한 카페인 덕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녹차의 카테킨(떫은 맛 성분)ㆍ데아닌ㆍ폴리페놀(항산화 성분)도 뇌세포 보호 효과를 가지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tau) 단백질을 감소시킨다고 했다.
니노미야 교수는 “우유에 풍부한 칼슘ㆍ마그네슘은 혈관성 치매, 양질의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유용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우유가 당뇨병 예방 효과를 가진 것도 우유를 하루 1컵 가량 섭취하는 노인의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낮은 이유일 것”으로 추정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관의 미세구조가 파괴돼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교수는 “나이가 들면 혈관과 뇌의 미세구조가 파괴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데 우유 등 유제품이 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에선 또 EPAㆍDH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풍부한 생선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생선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60% 가량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문 교수는 “레드와인에 든 레스베라트롤(항산화 성분)과 맥주에 포함된 규소(실리콘)는 뇌세포의 파괴를 막아준다”며 “가벼운 술 한 잔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에 2 잔 이상의 음주는 치매 발생을 앞당기는 역효과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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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