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어려움으로 일본 내 일부 기업과 점포는 자동판매기로 자사 제품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일본의 자동 판매기 보급 대수는 미국, EU에 이어 세계 제3위(일본 자동판매 시스템 기계공업회 자료)이다. 하지만, 인구나 면적당 설치 대수로 보면 세계에서 자동판매기가 가장 많이 보급된 곳이다.
설치 장소나 제품의 특징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는 주로 옥내에 설치돼 있는 한편, 치안이 좋은 일본에서는 옥외에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식품 판매는 적은 편이지만 음료수를 비롯해 주류, 담배,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을 옥외에서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
자동판매기의 설치 대수는 지난 2020년 말 기준으로 약 404만 대이다. 자동판매기 전체의 약 56%(228만 4600대)가 음료용이다.
새로운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본에서 나가사키 짬뽕 체인점 링거헛을 운영하는 링거헛(Ringerhut)은 시간단축 운영으로 매출액이 급감하자, 냉동 자동판매기를 도입해 위기를 극복했다. 링거헛의 냉동식품은 프라이팬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으며, 맛 수준 또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자동판매기 도입으로 지난해 12월 자동판매기의 매출은 9월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군고구마나, 육수 등의 제품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사카 지역에서는 우려낸 국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각종 육수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자동판매기의 인기가 높다. 군고구마 자동판매기의 경우 여름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냉장 타입이 등장할 정도로 판매율이 좋다. 저녁에는 군고구마 제품이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현지 아파트에 설치된 냉동식빵 자동판매기 또한 반응이 좋다.
코트라 관계자는 “스마트 자동판매기를 비롯한 IoT 기기의 경우, 데이터 수집, 원격 조작 등의 측면에서 한국기업이 자체적으로 일본 사양을 만들기는 어려움이 많으므로 일본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꾸준한 시장동향 파악도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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