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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카콜라는 왜 물 사용량을 줄이려 노력할까…
  • 2016.11.22.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속가능성이란 말은 국내 기업의 성장전략 키워드로 자주 등장하지만, 지속가능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한국의 노력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하고 있다”
 

윤세웅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WWF-Korea) 대표는 아직 변화가 부족한 한국 현실을 이같이 아쉬워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 노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변화의 방법을 생각해야할 때이다.
  
지난 21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판다 토크(Panda Talks)’는 이같은 주제를 가지고 많은 참석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WWF-Korea)가 개최하는 ‘판다 토크’는 테드(TED)의 형식과 같은 강연 프로그램으로, 자연보전에 대한 메시지를 다양한 강연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8월, ‘개인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데 이어 이번에는 ‘시장변화’를 주제로 기업의 변화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이번 ‘판다 토크’는 WWF 후원자와 파트너뿐 아니라 자연환경에 관심있는 학생 등 일반인들의 참석이 많아 빈자리가 없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WWF-US 제이슨 클레이 부회장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 기업이 핵심=‘판다토크’의 첫 연사인 WWF-US 제이슨 클레이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주요 원자재 시장을 차지한 기업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 해결책이라며, WWF의 ‘시장변화 이니셔티브’ 전략을 설명했다. 이는 WWF가 15개 핵심 원자재에 집중해 생산방식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전략이다.
 
그에 따르면 전 세계 약 500개 기업이 주요 원자재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을 통해 시장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윤세웅 WWF 한국본부 대표는 “세상의 변화는 시장의 변화에서 시작되며, 이 변화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다”며 “훨씬 더 효율적으로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이에 동참하는 후발 주자들이 따라온다면 소비자들은 더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기업의 사회적 노력, 돈의 가치는=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돈의 가치로 설명이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노력들을 돈의 가치로 환산한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날 연사로 초대된 김성우 삼정 KPMG 본부장은 이같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김성우 본부장은 “똑똑한 기업들은 이미 그들의 진짜 가치를 찾기 위해 기업활동이나 제품의 사회적 가치를 화폐적 가치로 따져보기 시작했다”며 스웨덴 볼보(VOLVO)의 전기버스 생산 성공을 예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운영비용을 따져볼 때 전기버스는 디젤버스보다 비싸지만, 환경적ㆍ사회적 가치로 보면 결과는 달라진다. 김 본부장은 “전기버스는 낮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낮은 소음문제, 빠른 승하차로 인한 시간절약 등에서 디젤버스보다 효용성이 높기 때문에 이는 화폐로 측정되고 손익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경ㆍ사회적 이익을 고려한 ‘착한 기업’이 사회적 평판을 포함한 효용성 문제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WWF는 이같은 사회적 가치의 이익을 통해 기업을 설득한다면 친환경적으로 세계 시장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사회적 가치의 이익을 고려한 기업들의 행동 변화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박형재 한국 코카콜라 홍보부 상무는 “코카콜라 1ℓ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된 총 물의 양을 2004년 2.7ℓ에서 2015년 1.98ℓ로 줄이는 등 코카콜라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 인증, 소비자 참여 이끈다=사회적 가치를 고려하기 시작한 기업이 환경단체와 협력관계를 키우고,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신뢰할수 있을만한 국제적인 인증이 필요하다.
 
WWF는 양식장 및 양식어류에 부여하는 ASC(세계양식책임관리회)나 산림 및 목재와 종이제품에 부여하는 FSC(세계산림책임관리회), 어업및 자연산 어류에 부여하는 MSC(세계해양책임관리회), 그리고 팜유에 부여하는 RSPO(지속가능한 팜유생산을 위한 협의회)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인증 확대를 지원해왔다.

이러한 인증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상태이다. 특히 양식 해산물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었으나 이날 연사로 초대된 위지연 ‘청산바다’ 대표는 “올해 말에는 청산바다의 전복에 ASC인증이 붙여질 계획이다”고 밝혔다.
 
페트릭 칼레오 세계해양책임관리회(MCS) 아태지역디렉터

페트릭 칼레오 세계해양책임관리회(MCS) 아태지역디렉터도 강연을 통해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MSC인증마크를 확인하는 길이다”며 국제적 인증의 중요성을 전했다.
 
제이슨 클레이 부회장은 강연의 마지막에서 “지속가능한 시장으로의 변화는 긴 여정이지만, 소비자와 정부, 기업과 환경단체 모두가 함께 생각해볼 문제다”고 강조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gorgeous@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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