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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밥상은 ‘지구 몇바퀴’입니까?
  • 2016.12.05.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현재 한국인의 식탁에는 마치 세계지도가 올려져 있는 듯하다. 중국산 콩으로 만든 간장, 호주에서 건너온 소고기, 미국산 밀가루와 브라질산 오렌지까지…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의 밥상까지 날아온 음식들의 이동 거리를 모두 합한다면 지구 몇바퀴라도 돌수 있을 정도다.

먼 곳에서 이동한 식품들은 모두 석유를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선박, 비행기를 통해 수입된 식품들이다.
 
맛과 저렴한 가격에 만족하게 되는 수입식품들, 과연 이대로 계속 먹어도 되는 걸까. 

▶한국의 식품자급률, OECD 꼴찌=식료품이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를 ‘푸드마일’(food mile)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유통거리’로 해석된다. 푸드마일은 1994년 영국의 환경운동가 팀 랭(Tim Lang)이 창안한 개념으로, 식품수송량(t)에 이동거리(㎞)를 곱해 계산한다.
 
만일 서울 시민이 칠레산 포도(1만8359㎞)를 골랐다면 푸드 마일은 경북 김천의 포도(190㎞)보다 100배(2만 km이상) 늘어나게 되며, 가까운 지역의 음식을 먹을수록 푸드마일은 작아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푸드마일은 어느정도 수준일까? 모든 식품의 푸드마일을 계산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신 한국인의 열량자급률을 통해 그 정도의 심각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4년 식품수급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열량자급률(국민 섭취식품 열량 중 국산식품으로 충당되는 열량 비율)은 2000년 52%에서 2014년 기준 42%까지 하락했다. 이는 우리가 먹는 음식의 58%는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의미로, 한국인의 열량자급률은 OECD에 가입한 34개국 중 33위를 기록해 꼴찌수준이다.
 
2014년 품목별 열량자급률을 1994년과 비교해볼 때, 우유류는 33.9%, 육류는 15%, 과실류는12.5% 감소됐으나 농축산물 수입액은 4.6배로 증가됐다.  
식단의 서구화,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로 인해 수입산 먹거리가 증가되면서 한국인의 푸드 마일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인은 지구온난화도 한층 가속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푸드 마일’ 다이어트, 왜 필요할까=푸드 마일이 크다는 것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이동거리가 길다는 것을 뜻하므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1칼로리의 에너지가 우리의 밥상에 오르기까지는 수십~수백배의 운송에너지가 소비된다.
 
특히 항공기와 트럭이 동원된 수송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해 환경오염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장시간 이동을 위해 사용된 포장재료에도 석유화학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중국산(968㎞) 김치 5㎏을 구입했다면 300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돼 강원도 홍천(126㎞)에서 구입한 김치(76 g)보다 224g의 이산화탄소가 더 증가한다.
 
반면 충북 괴산(111㎞)에서 생산된 콩 500g을 구입할 경우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9g으로, 미국산(19만736㎞) 콩(468g)보다 459g 배출이 감소된다. 이는 전등 54시간을 끄는 효과와 같다.
 
푸드 마일의 증가는 환경오염의 문제 뿐아니라 식품의 안전성이 감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거리 운송을 위해서는 수출용 작물이 유통과정에서 변질되지 않도록 보존처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살균제·살충제·방부제 등이 사용된다. 반면 가까운 곳에서 나는 식품을 구입하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수송시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가 얻을 수있는 식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줄어들게 된다.

푸드마일의 감소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푸드마일을 인근 지역으로 줄이면 유통과정이 축소되기 때문에 생산자의 농업부가가치가 증가되고, 이에 따라 지역 농민들의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된다. 

▶’푸드 마일‘ 줄이기=환경과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푸드 마일’ 줄이기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는 인근 소규모 지역 농장들을 직접 만나 거래하는 그린마켓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로컬푸드’(Local Food)는 푸드마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이는 우리가 사는 인근 100㎞이내에서 생산된 식품을 구입하는 것을 뜻하는데 단순한 이동거리를 줄이는데서 더 나아가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사회적 거리를 줄여 공동체적 신뢰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이다.
 
로컬푸드로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얻을 수 있으며, 지역농민들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가장 푸드 마일이 적은 로컬푸드를 직거래로 구입했을때 농민들이 얻는 이익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로컬푸드가 활성화되면 대형 도매시장과 대형 할인점에 의존했던 생산구조가 최종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기 때문에 소비자 기호에 맞는 작물위주 생산이 일어날 수 있다.
  
로컬푸드 이용과 수입식품의 구입횟수를 줄이는 등 푸드 마일을 줄이는 일은 내몸과 지구의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방법이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원하는 현대인들에겐 푸드에도 ‘마일리지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gorgeous@heraldcorp.com
 

Go green은 리얼푸드가 내추럴푸드 기업 올가니카와 함께하는 환경보존 활동의 일환입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재료 사용,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야생동물 보호 등 더불어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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