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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ee 체크]좌석 차지하는 ‘카공족’, 카페들도 환영할까
  • 2016.12.26.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주말이면 카페에서 회사 업무를 보는 30대 이모 씨, 오늘도 카페에 와서 커피와 베이커리류를 주문 후 노트북을 꺼내 밀린 업무를 본다.

#40대 송모 씨는 친구들과 카페에 갔다가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는 바람에 구석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때문에 카페서 웃고 떠드는데도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과 ‘코피스족’(커피 coffee와 오피스 office의 합성어, 카페에서 업무보는 사람)은 이제 카페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버렸다. 늘어나는 ‘카공족’들, 이에 대한 카페의 입장은 어떨까.

▶카페 트렌드 만든 ‘카공족’=카페에 가면 고객의 절반 이상이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 조사에서도 카공족은 카페 고객중에서 큰 비율을 차지한다. 

최근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성인남녀 3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9%의 응답자가 ‘카페에서 업무나 공부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카페가 공부하는 사람들로 북적여 발길을 돌린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65%가 ‘있다’고 답할 정도로 카공족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카페내 카공족이 더 많아 보이는 것은 이들이 장시간 카페를 이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공족이 카페에 머무르는 시간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시간에서 3시간 미만’이 58%로 가장 많게 나타났다.

최근에는 ‘나홀로족’까지 늘어나면서 카페에서 혼자 자신의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사적인 업무를 보는 공간이기도 하다. 커피문화가 발전하면서 커피전문점을 방문하는 이들의 목적도 다양해진 것이다.

▶‘카공족’에 대처하는 카페=늘어나는 카공족 증가에 따른 카페들의 입장은 저마다 다르다. 규모가 작은 동네 카페의 경우 카공족은 테이블 회전율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환영할수 없는 고객이다.

반면 좌석이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은 카공족에 대한 판매 전략을 따로 세우기도 한다. 회전율이 떨어지긴 해도 카공족이 주문하는 디저트로 매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홀로족을 위한 간편한 식사대용 메뉴 및 청담점 매장 모습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카공족의 성지’라고 불릴만큼 카공족이 자주 이용하는 대표 커피전문점이다. 노트북 이용을 위한 콘센트 설치가 대부분의 좌석에 설치되어 있으며, 혼자서 앉기 편하도록 일렬로 된 좌석도 많다. 최근에는 혼자오는 고객들을 겨냥해 한개 테이블만을 배치한 곳이 늘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고객의 삶에서 집과 사무실을 떠난 ‘제 3의 공간’을 모토로 하기 때문에 카공족들이 편안하게 카페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타벅스는 샌드위치, 샐러드 등 카공족이 자주 이용하는 간편한 식사 대용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혼자서 식사나 간식으로 먹기 좋은 브런치 세트도 매해 판매 신장율이 평균 30%씩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센트 설치가 강화된 투썸플레이스 합정점과 ‘라이브러리 존’이 마련된 신논현역점(투썸플레이스 제공)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늘어나는 카공족 현상을 새로운 카페 트렌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카페는 커피를 넘어서 공간과 디저트 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투썸플레이스는 이러한 소비 패턴을 반영해 인테리어, 상품, 서비스에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공족의 증가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보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는 한끼 식사메뉴를 강화하거나 회의나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테이블의 증대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합정역 매장처럼 신규매장의 경우 콘센트 설치 증가나 스터디 공간으로 구획을 분리하고 있으며, 신논현역 매장과 같이 도서관과 같은 ’라이브러리 존’을 구성하는 등 카공족을 위한 공간을 강화하고 있다.

엔제리너스 건대역점의 스터디룸과 1인 테이블(엔제리너스 제공)

엔제리너스커피는 카페를 방문하는 고객의 다양한 목적에 맞춰 복합문화공간 인테리어로 탈바꿈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의와 모임을 위한 단체석을 별도로 마련하거나 공간 분리 또는 바(BAR) 형태로 좌석을 구성하며, 1인 좌석을 늘리는 등 공간 활용을 통해 회전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간단한 베이커리와 디저트의 메뉴를 21종 새롭게 출시, 카공족이 머무르는 시간동안 식사대용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해 객단가를 높이는 효과도 내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건대나 이대점처럼 대학가 중심의 매장은 카공족을 위한 인테리어를 더욱 강화하는 등 매장마다 방문하는 고객의 특성에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orgeous@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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