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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시대, 동물복지 아세요?③“행복해서 더 건강한 고기를 삽니다”
  • 2017.01.04.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동물복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들며, 심사 과정도 엄격하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인지도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다. 동물복지 인증 농가를 늘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인증마크가 붙여진 축산물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물론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가 동물복지 제품을 많이 내놓을수록 널리 알려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동물복지’ 마크 확인하는 소비자=현재 우리나라 모든 마트에서 ‘동물복지’ 인증 마크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 기자가 최근방문한 이마트 서울 공덕점의 계란코너에서는 진열된 계란 제품들 중 2개 종류에서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2개 종류 모두 ‘동물복지 유정란’이라는 문구를 크게 달아 한눈에 인증 마크를 확인할수 있게 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녹색의 ‘동물복지’ 라는 인증마크를 붙이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이날 기자가 현장에서 만나본 소비자의 대부분은 “무슨 인증인지 잘 모른다”, “평소 큰 관심을 두고 보지 않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국내에서 동물복지 참여농가는 1%에 불과할 정도로 참여율이 낮으며 이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의 인식도 높지 않다.
 
동물복지 인증마크(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하지만 동물 복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들은 이전에 비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국내 소비자의 경우는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를 가장 중요시 여기므로 동물 복지에 대해서도 동물의 비윤리적 측면보다는 고기를 먹는 자신의 건강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수원시 팔달구에 사는 박 모씨(41)는 “동물복지 인증에 대해서 자세히는 잘 모르고, 동물복지 인증제품을 꼭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복지 인증 제품이 보이면 반드시 그것을 구입한다”며 “남들은 유난스럽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닭이라면 행복한 만큼 더 건강할 것 같아 인증마크가 붙여진 계란을 구입한다”라고 말했다.
 
‘동물복지’ 인증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동물복지 인증 표시 축산물의 대부분은 계란이지만 닭고기에 이어 지난해 여름에는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가 시장에 출시됐다.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인증제도는 닭ㆍ돼지에 이어 2015년 한(육)우·젖소·염소, 2016년 오리로 축종이 많아졌으며, 인증 제품들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농가들은 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을까=동물복지 인증을 받으려는 농가와 이를 사용하는 업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싼 비용을 들여 가축 환경을 새로 바꾸고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유통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록마을, 올가, 참프레 등에서는 거래하는 농장에 동물복지인증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김철 참프레 품질개선팀 과장은 “현재 국내에서 육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가 10곳은 참프레가 운영하는 농장으로, 계약을 맺은 농장에 사료와 병아리 등을 제공하면서 닭을 기르게 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참프레 농장들은 동물의 본능을 최대한 존중해서 동물답게 살게 해주고 있다”며 “국내 동물복지 제도가 도입되기 전부터 서유럽식 동물복지 도계장으로 운영돼왔고, 도입후에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닭고기는 시세에 따라 가격변동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일반 닭고기와 무항생제(친환경)에는 300~ 500원 차이가 나며, 동물복지와 일반 닭고기의 차이는 700~1000원 정도가 난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동물복지 인증’ 마크 계란

‘동물복지인증’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계란과 육류를 팔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닭고기와 계란을 중심으로 동물복지 인증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으며, 총 7종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별 매출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안정기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 전했다.

내추럴푸드 기업 올가니카 역시 ‘동물복지’ 기준을 고집한다. 올가니카 관계자는 “스타벅스에 제공되는 ‘비스트로박스’처럼 육류 선정이 필요하게 된 일부제품의 경우 반드시 윤리나 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동물복지 고기제품만을 이용한다는 엄격한 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올가니카에서는 ‘참프레’에서 닭고기를 제공받는 CJ 제품을 구매해 사용중이다”라고 전했다.
 
동물복지 인증을 받기 위해 시설까지 전환한 농가의 경우는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113개소의 동물복지 인증농장이 있으며, 육계의 경우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곳은 10개의 농장이 있다.
 
지난해 4월 육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김혜란 한울 농장 대표는 “동물복지 농장을 운영하면 시설비, 유지비도 더 많이 들어가지만 앞으로는 동물복지 인증을 원하는 업체들이 더 늘것으로 보고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반 가축과 다른 엄격한 기준의 사료를 먹이고 있으며, 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닭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반 가축에서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동물복지 농장으로 바꾼 후 확실히 닭들이 질병에 덜 걸린다”며 “면역력이 높아진 닭들은 활력이 넘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많은 농가들이 고품질의 건강한 제품을 팔기 위해서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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