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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로 된 김치를 안 먹어요…유산균이 필요한 시점이죠”
  • 2017.02.03.
-김봉준 CJ제일제당 유용미생물센터장 인터뷰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김치는 글로벌화를 노리고 있는 한식(K-푸드)의 ‘간판 스타’다. 늘 한국 음식을 상징하는 존재로 꼽힌다. 외국인들에게는 ‘건강한 유산균이 풍부한 발효음식’으로 소개된다. 지난해 여름 리우올리픽에선 선수단 식당의 메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봉준 CJ제일제당 유용미생물센터장[사진=CJ제일제당]

그런데 ‘김치 전문가’의 생각은 좀 다르다. CJ제일제당 김봉준 유용미생물센터장은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의 김치 섭취가 줄고 있다. 김치만으론 유산균 결핍이다”고 말한다. 그는 10년 넘게 김치유산균을 연구해오면서 3개의 기능성제품을 개발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수원 CJ블로썸파크에서 김 센터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왜 유산균인가
=우리가 전통 한식을 잘 챙겨먹는다면 따로 유산균을 먹을 필요는 없다. 근데 이제 그러질 못하니 특정한 좋은 균만 뽑아 낸 기능성제품을 먹을 필요가 생겼다. 김치 유산균은 우리몸의 면역체계가 올바르게 체계를 잡도록 돕는다. 이미 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김치유산균은 유제품에 들어간 유산균과 비교하면 더 질긴 생존력을 가진 좋은 균들이다. 식약처 통계를 보면 유산균 제품이 기능성식품 가운데 4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4년 전에는 8위에 머물렀는데 매년 올라가고 있다. 


▶김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데 그걸로 부족하다는 말인가
=일단 20년 전과 비교하면 김치 섭취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 또 제대로 발효된 김치를 먹지도 않는다. 외식이나 밖에서 사먹는 김치에는 유산균이 충분하지 않다. 발효된 김치는 1g당 유산균이 10억마리 정도인데 안 익은 김치엔 1000만마리 정도에 그친다. “한국 사람은 김치 먹어서 튼튼하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바뀐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현재 연구 수준은?
=CJ제일제당에선 2013년 첫 김치유산균 제품을 내놓았다. 3500개의 서로 다른 김치유산균을 검토해 아토피에 효과를 보인 유산균이다. 이후 매년 새로운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현재는 단순히 기능성식품 수준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매일 먹는 식품에 김치유산균을 결합하는 추세다. CJ에서도 유산균을 넣어서 만든 빵을 출시했고 제품군을 계속 확산시킬 계획이다.

▶일반 가정에서 요리할 때도 시중 제품으로 나온 김치유산균을 활용할 수 있나
=아직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 40도 이상으로 가열해 조리하면 유산균이 죽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샐러드나 주스에 섞어 먹는 게 최선이다. 다만 가열이 이뤄지더라도 균이 죽지 않게 만드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나 학계 차원에서의 연구도 활발한가
=정부에서도 세계김치연구소를 세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에 식품 이름을 붙이는 건 국제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다. 다만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간 지는 4년밖에 안 됐다. 다만 아쉬운 건 학계에서 연구하는 분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점이다. 김치유산균을 연구하던 1세대 학자들이 다 은퇴했다. 2세대가 연결이 안 된다. 저 처럼 산업계로 빠지거나 연구분야를 바꾼 이들이 많다.

▶5년 뒤엔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까
=작년에 10년을 내다보고 목표를 잡았다. 일단은 지금 내놓은 김치유산균보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글로벌 스타균’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려면 기능성을 뒷받침 해주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보충해야 한다. 외국에서 팔려고 하면서 한국에서 실험한 자료만 들이밀 순 없잖나. 덴마크든 미국이든 타깃 시장에 통하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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