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웰빙
  • 휘게열풍, ‘맛있는 한끼’가 행복이죠
  • 2017.02.24.
-소소한 일상서 건강함을 추구

-자기만족 중시 휘게족들 급증

-“비싼 음식보다 행복한 식사를”

#1. 대학생 최수진 씨는 주말이면 가족들과 한자리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최 씨는 “취업 준비에 스트레스가 많지만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서로 격려해주고 보듬어 주면 경쟁의식이 잠시나마 사라진다”며 “취업ㆍ승진 등 커다란 성취 때문에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자리가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것 같다”며 소소한 생활속의 만족을 얘기한다.

#2. 자취생 강모 씨는 새내기 직장인이다. 그는 “여러 사람과 어울릴 때보다 가끔 혼자 밥 먹고 혼자 술마실 때 더 행복할 때가 있다”며 “혼자 급하지 않게 음미해 가며 먹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강 씨는 이어 “하루 일과를 끝내고 피로를 풀어주는 술 한잔과 맛있는 음식이 입안을 맴돌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며 오늘도 자신의 메뉴 선택에 스스로 만점을 줬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휘게(Hygge)’라는 생소한 단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휘게 라이프’의 저자 마이크 비킹은 휘게를 ‘촛불을 켜고 느긋하게 마시는 달콤한 핫초콜릿 한 잔’으로 표현했다. 결국 값비싼 샴페인이나 미슐랭 3스타 셰프의 굴 요리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그것들이 꼭 휘게를 불러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엉망이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식사 시간, 함께가 아닌 혼밥을 먹더라도 행복을 느낀 식사라면 그 모든 순간이 ‘휘게’이며 그게 바로 최고의 휘게 음식이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최고의 휘게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달달한 케이크와 커피를 많이 찾는다. 덴마크에서는 회의가 있을 때에도 케이크가 등장한다. 케이크가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덴마크 사람들은 1인당 연간 8.2㎏의 단 음식을 섭취한다. 이는 유럽 평균 섭취량의 2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덴마크 사람들은 커피와 차를 많이 마신다. 따뜻한 커피와 차를 쥐고 있으면 향과 함께 위안을 얻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덴마크 음식의 또 하나의 주인공은 고기다. 덴마크인들은 구운 돼지고기나 오리고기를 즐겨 먹는다. 고기와 함께 캐러멜소스를 얹은 삶은 감자, 뭉근히 끓인 붉은 양배추에 그레이비소스를 얹은 것이나 오이피클과 함께 먹는다. 음식을 먹을 때 쾌감을 느끼는데 특정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 더욱 큰 만족을 느낀다. 그 쾌감이 머릿속에 저장돼 그 음식을 더욱 원하게 되고 그것들을 멀리하기 힘들어진다. 이처럼 휘게는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며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건강한 유기농 음식보다는 달콤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휘게 음식을 만드는 일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준비 과정 속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이 목적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함께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휘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건강함을 찾는 과정이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