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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드파이트]버터 VS 식용유, 뭐가 다를까
  • 2017.03.24.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최근 대왕 카스텔라 논란으로 식용유가 지탄의 대상이 됐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식용유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먹거리 X파일’(채널A)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제빵 과정에서 식용유를 쓴다는 사실이 생소했던 데다, 불안과 혐오를 조장한 프로그램의 전달방식이 맞물려 대왕 카스텔라 열풍은 단숨에 끊겨버렸다. 대만에서 건너온 ‘대왕 카스텔라’는 ‘값 싼 식용유빵’이라는 누명을 쓰게 됐다.

식용유는 버터와 마찬가지로 제빵업계의 필수품이다. 두 재료는 빵을 만들 때 쓰는 유지의 종류로, 버터를 사용하면 버터스폰지케이크, 식용유를 사용하면 시폰케이크로 불리게 된다. 용도에 따라 쓰임이 다를 뿐, 식용유와 버터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대왕 카스텔라가 식용유 대신 버터를 썼다 해도 그것이 건강에 ‘좋은 빵’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버터가 됐든 식용유가 됐든 사실 많이 먹어 좋을 것은 없다. ‘유지’는 열량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버터 vs 식용유, 고체냐 액체냐=버터가 우유의 지방을 분리해 굳힌 것이라면 식용유는 식물의 씨앗이나 열매에서 짜낸 기름이다. 실온 상태에서 버터는 고체로, 식용유는 액체로 존재한다. 두 제품의 제형의 차이는 분자 구조의 차이에서 결정된다.

버터와 식용유는 모두 1개의 글리세롤과 3개의 지방산으로 결합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긴 사슬 모양의 지방산은 탄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이뤄져있다. 

버터와 식용유의 차이는 바로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모양에서 나타난다. 버터의 경우 지방산에 포함된 탄소와 수소가 빈틈없이 채워져있다. 그 어떤 틈새도 없어 이 종류의 지방산을 포화지방이라고 부른다. 지방산의 모양이 가지런해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빈틈없이 채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식용유는 지방산을 구성하는 탄소와 수소의 결합에서 군데 군데 수소가 빠져있다. 수소가 빠진 부위는 다른 부위보다 두께가 얇고 잘 꺾인다. 이 같은 구조를 가진 지방산을 불포화지방이라고 한다. 불포화지방의 분자구조는 느슨해, 분자와 분자의 거리가 멀어져 실온에서 주로 액체로 존재한다.

▶ 동물성 vs 식물성, 누가 더 착할까?=포화지방은 버터와 소, 돼지 등의 동물성 기름, 불포화지방은 올리브유나 콩기름, 옥수수기름, 참기름과 같은 식물성기름과 생선에 많이 들어있다.

흔히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을 ‘나쁜 지방’과 ‘좋은 지방’으로 구분하곤 한다. 혈액 속에 포화지방 성분이 많아지면 이들이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게 하고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해 혈관을 아예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이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뇌경색 등의 질병으로 이어진다. 우리 몸은 특히 포화지방의 형태로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기 때문에 과도한 지방의 섭취는 비만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불포화지방은 애초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아 심혈관 질환 예방까지 도움을 준다. 불포화지방을 함유한 식물성 기름은 우리 몸에도 유익한 착한 기름인 셈이다. 식용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용도가 달라지면 해가 된다. 참기름, 올리브유, 카놀라유, 코코넛유는 가열요리에 쓸 수 있지만, 해바라기씨유나 홍화씨유 등은 비가열요리에 적합하다. 또한 기름이 뜨거워지면 불포화지방도 포화지방으로 바뀐다.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 할지라도 조리 방식이 ‘튀김’이 되는 순간 기름은 변한다. 튀김요리를 할 때는 발연점이 210℃ 이상인 제품을 골라야 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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