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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드링크…무늬만 에너지?
  • 2017.04.19.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에너지 드링크 마시니까 하루종일 눈이 말똥말똥! 마약한 기분이 이럴까?”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에게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나 에너지 드링크를 주로 사 마시는 소비자들의 연령대는 낮은 축에 속합니다. 나이가 적을수록 카페인에 더 취약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종종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후기가 올라오곤 합니다. “하루에 몇 캔까지 마셔봤다”면서 경험담을 소개하는 글도 많고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게 유행처럼 번지는 건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의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섭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은 ▷남학생의 13.8% ▷여학생의 9.8%로 나타났습니다. 경성대 윤혜선 교수(간호학과)가 전국 800곳의 중ㆍ고등학교 재학생 6만8043명이 에너지 드링크를 얼마나, 어떻게 마시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에너지 드링크가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까지 거론되는 미국에서는 12~17세 청소년의 31% 가량이 정기적으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고 합니다.

에너지 드링크에 집중되는 우려섞인 시선은 일단 카페인 때문입니다. 잠을 쫓고 기운을 차리게 된다는 것은 결국 꽤 많은 카페인을 섭취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죠.

국내에서 주로 팔리는 캔에 든 에너지 드링크에는 보통 60~80㎎(250㎖ 기준)의 카페인이 들었습니다. 일부 에너지 드링크의 카페인 함유량은 150㎎을 넘기도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카페인 일일 섭취 권장량은 ▷성인 400㎎ ▷임신부 300㎎ ▷청소년(체중 60㎏ 기준) 150㎎입니다. 청소년들은 에너지 드링크 2캔만 마셔도 하루치 카페인 권장량은 쉽게 넘어서기 일쑤죠.

몸 안으로 카페인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오면 심장이 평소보다 두근거리는 증상이나,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순간적인 각성효과를 기대하며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경계의 담을 낮춥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연정 교수는 “아이들은 특히 에너지 드링크를 과량 복용하면 두통과 심박동 항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에너지 드링크에는 당분도 잔뜩 들어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250㎖짜리 에너지 드링크에는 25~30g 정도의 당이 들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섭취하는 당분이 25g을 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에너지 드링크 캔 하나로 하루치 권장량을 다 채우는 셈입니다.

당분은 카페인과 함께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충만한 느낌을 받게 만드는 씁쓸한 ‘비결’입니다. 당분은 몸 안에서 분해ㆍ흡수되면서 혈당수치를 확 뛰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혈당은 크게 쉽게 오른 만큼이나 쉽게 떨어집니다. 금세 저(低)에너지 상태로 빠지게 되는 거죠. 그럴면 또 다시 에너지 드링크 같이 에너지를 올려줄 뭔가를 찾게 되고요. 건강에 해로운 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죠.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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