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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최초 '설탕세' 도입한 버클리, 음료 소비량 줄었다
  • 2017.04.20.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당류와의 전쟁’을 선포한 나라들이 많다. 지나친 설탕 소비가 사회적 비용을 불리면서 ‘설탕세(稅)’로 소비를 줄여보려는 시도가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선 처음으로 설탕세를 부과한 도시에서 주목할만한 결과나 나왔다.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버클리시의 사례를 소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캐롤라이나 인구센터 배리 포프킨 박사팀은 설탕세를 도입한 버클리시의 가당음료 판매 추이를 조사했다. 버클리시는 지난 2015년 주민투표를 거쳐 탄산음료 등 당류가 들어간 각종 음료 1온스(28g)당 1센트(약 12원)를 부과하기로 했다.

결과부터 보면, 버클리에서 가당 음료의 판매가 9.6% 가량 줄어들었다. 버클리 인근의 다른 도시에서는 오히려 가당 음료 판매량이 6.9% 가량 증가했다. 

버클리의 음료 판매량은 줄어들었으나 물 판매량은 15.6% 늘어났다. 과일주스ㆍ채소주스ㆍ차, 흰우유 판매량도 각각 4.4%, 0.6%씩 증가했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버클리 시민이 가당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열량은 45㎉로 조사됐다. 전체 미국인들이 가당 음료로부터 섭취하는 평균 열량(131㎉)보다 낮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설탕세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음료협회(ABA)는 “음료세가 비만율을 낮췄다는 증거는 이번 연구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음료에 설탕세가 추가되며 가격이 1.5배까지 올라갔지만 칼로리 감소량은 하루 6.4㎉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당류 저감화가 국가 차원의 고민거리. 여러 지방정부가 설탕세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으나, 관련 업계가 워낙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탓에 본격적인 시행은 지지부진하다.

올 1월 필라델피아시가 설탕세 도입을 천명했으나 현재 법정에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전반적인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낮고 비만율은 높은 곳이다. 포프킨 박사는 필라델피아에서 설탕세를 도입할 경우 가당 음료수 판매량이 1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주민들의 평균 수입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현재 영국, 프랑스 등 20여개 나라에서도 설탕세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설탕세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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