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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 진출하려면, 서브웨이 실패에서 배워라
  • 2017.05.02.

[리얼푸드=고승희 기자]도시화, 산업화의 가속화로 패스트푸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베트남에서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의 실패가 현지 진출을 위한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세계 최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브랜드 서브웨이(SUBWAY)는 지난 2011년 현지 IFB 홀딩스(Holdings)사와 손잡고 베트남에 진출했다. 당시 서브웨이는 2015년까지 5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재 베트남 내 5개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서브웨이가 외면받은 이유는 네 가지다.

먼저 턱 없이 부족한 매장 수와 낮은 접근성이다. 서브웨이는 현재 호찌민시에서 팜응우라오(Pham Ngu Lao), 레탄똔(Le Tan Ton), 레유언(Le Duan), 호뚱마우(Ho Tung Mau)거리, 호주계 RMIT 국제대학교 등 총 5개 지역에만 위치하고 있다. 호찌민시 인구만 8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턱 없이 부족한 숫자다. 게다가 이 지역은 외국인들의 이동이 많은 여행자 거리로, 베트남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저해한다는 한계도 있다.

두 번째는 높은 가격이다.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격은 최소 5만9000동(약 3달러) 이상이다. 부담스런 가격은 아니지만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Banh mi)에 비하면 2~3배 이상 비싸다. 베트남 길거리 음식인 반미는 현지 가격 1만~2만 동으로 1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세 번째는 현지화하지 않은 한정된 메뉴다. 서브웨이는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통일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곧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잘 나가가는 KFC, 롯데리아, 피자헛 등은 모두 각자만의 방법으로 메뉴를 현지화했다. 쌀밥이 주식이라는 점을 착안해 KFC는 밥 메뉴를 포함했으며, 롯데리아는 해당 메뉴를 적극적으로 홍보·마케팅해 기존 주 메뉴였던 햄버거, 치킨 매출액을 밥 메뉴가 넘어서기도 했다.

네 번째는 서브웨이의 강력한 경쟁상대의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Banh mi)의 인기다. 반미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베트남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음식으로, 쌀국수(Pho), 껌승(Com suon, 돼지고기덮밥), 반바오(banhbao, 왕만두)와 함께 베트남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아침 식사 중 하나다. 서브웨이 샌드위치처럼 바게트 빵 안에 햄, 계란, 피클, 훈제 돼지고기, 야채, 소스 등 각종 재료들을 입맛에 맞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현재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7억5000만 달러(한화 8499억 7500만 원) 규모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7.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30세 미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나라'다. 이는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베트남의 젊은 세대들, 특히 20~30대 젊은 부모들은 소득을 통해 새로운 음식 및 문화를 빨리 수용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개방적인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현재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은 톱3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85.9%에 달한다. 베트남 1세대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KFC, 롯데리아, 졸리비(Jollibee)는 20여 년 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서브웨이의 실패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대신 차별화된 가치를 베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트라 관계자는 "2~3배나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그만큼 뛰어난 품질과 맛을 제공해야 하나 베트남 소비자들은 서브웨이만의 차별성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지화 전략도 베트남 진출을 위해서는 중요하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정통레시피와 현지화 전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메뉴와 서비스는 시장 진출 이후 베트남의 문화를 이해한 뒤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좋다. KFC나 롯데리어 밥 메뉴나 맥도날드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현지 문화를 이해한 성공 사례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운전자가 많아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제품 주문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베트남은 식문화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매장이다. 베트남인들이 외국 음식을 먹는 것은 가족, 친구와의 외출이나 모임을 가질 때다"라며 "매장의 공간이 중요한 식문화 요소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너무 협소하거나 접근성이 낮아서도 안 되며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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