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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보카도 많이 먹으면 멕시코 숲이 사라진다?
  • 2017.05.10.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아보카도의 인지도는 국내에서 몇년 새 몰라보게 높아졌다. 유통하는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는 까닭에 안타깝게도 ‘착한 가격’은 아니다. 그럼에도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팬층이 두텁다. 이렇게 된 건 이 열대과일을 열심히 소개해 온 각종 TV 요리 프로그램의 역할도 적잖다.

아보카도는 이미 서양에선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 분위기가 몇년 전부터 아시아로 번진 모양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는 아보카도 열풍이 심상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중국이 칠레,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아보카도의 양이 2012년 154t에서 지난해 2만5000t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수입량이 치솟으며 2011년 개당 20위안(약 3300원) 수준이던 아보카도 공급가는 최근 15위안으로 반토막났다. 앞으로 중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아보카도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른바 ‘아보카도 블랙홀’의 탄생이다.

아보카도 생산을 책임지는 나라는 한정돼 있다.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멕시코다. 인도네시아, 미국, 콜롬비아, 도미니카공화국이 뒤를 잇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3년 사이 연평균 아보카도 생산량은 멕시코가 100만7000t 가량으로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 19만t, 미국 18만t 수준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아보카도는 대개 미국(캘리포니아)이나 뉴질랜드에서 들여온 것들이다.

수요가 치솟는데, 일부 아보카도 산지에선 생산이 점점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캘리포니아가 주 산지인 미국에선 고온현상 탓에 몇년째 아보카도 작황이 나쁘다. 영국 BBC는 “올해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보카도 생산량이 44% 가량 줄었다”고 전했다.칠레도 비슷한 처지다. 가뭄 등 이상기후가 덮치면서 아보카도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생산이 점점 어렵지만 아보카도를 찾는 나라는 점점 추가되면서 가격은 출렁인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보면 멕시코산 ‘하스 아보카도’는 미국 도매시장에서 10kg당 27.89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거래가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각국에서 먹어치우는 아보카도가 늘어나면서 생태계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여러 외신의 보도를 보면 특히 멕시코의 상황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아보카도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의 숲을 갈아엎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아보카도 농사가 ‘돈’이 되자, 농민들이 너도나도 아보카도 생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의 주요 아보카도 산지인 마초아칸주(州)에서는 매년 6000~8000㏊에 달하는 숲이 아보카도 과수원으로 바뀐다. 이는 기존 숲에서 서식했던 각종 동식물이 보금자리를 빼앗기는 결과를 낳는다. 더구나 아보카도 농장에서 사용하는 비료와 살충제는 주변 생태계에 부담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다.

멕시코 당국은 무분별한 개간을 막겠다고 나서지만 소득 증대를 꾀하는 농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미국 시민사회에선 아보카도 소비를 줄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소위 ‘윤리적 소비’의 철학이 아보카도까지 퍼지는 형국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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