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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음식은 모든 것의 조합”…루쓰 루쏘 셰프
  • 2017.05.10.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포근하고 달달한 냄새. 잠 들었던 미각을 깨우는 향이 가득 찼다. 물과 이스트를 넣은 밀가루가 몇 번의 반죽을 통해 이스라엘 국민빵인 ‘피타 브레드’로 만들어진다. “피타 브레드는 예술에 비견되는 작업이라고 해요.” 셰프의 손길이 스칠 때마다 단순해보이는 제빵 과정이 새로운 의미를 입는다. 갓 구워진 피타 브레드는 활용도가 높다. 후무스와 발라 간편하게 먹기도 하고, 빵의 절반을 갈라 케밥을 넣은 아라이스(arayes)로 즐기기도 한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음식 중 하나다. 

이스라엘 음식은 엄격한 ‘코셔’ 규정을 따라 만들어져, 전 세계 건강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스라엘 출신 루쓰 루쏘(Ruth Rousso) 셰프는 최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주최한 ‘테이스트 이스라엘’ 행사를 통해 다양한 음식을 선보였다. 요리 과정에서 엄격한 ‘코셔 가이드라인’을 따른 ‘코셔 스타일’ 음식이자, 한국식과도 접목된 요리였다.

“지금 한국 음식은 뉴욕 등에서 굉장히 핫한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한국에 와서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전 세계적으로 한국 음식에 대적해 트렌드를 끌어갈 수 있는 건 이스라엘 음식밖에 없을 거예요.”

스타 셰프의 손 끝에서 생소했던 이스라엘 음식은 익숙한 불고기와 어우러져 문화의 경계를 허물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이스라엘 음식은 생소하잖아요. 음식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한국인에게 친근한 재료를 써봤어요.”

셰프의 요리는 이스라엘 음식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스라엘 음식은 모든 것의 조합이에요.” 이스라엘 출신의 스타 셰프에게 이스라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루쓰 루쏘 셰프는 이스라엘은 물론 CNN, NBC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으며, 현지 인기 요리 경연 프로그램인 ‘게임 오브 셰프’의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 이스라엘 음식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요리”=인구수 810만 명. 이스라엘은 전 세계 곳곳에 살던 유대인들이 이주해 1948년 세워진 작은 나라다. 한반도의 10분의 1 크기다.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민자의 숫자도 상당하다.

온화한 지중해 기온이 싱그러운 채소와 과일을 키워낸다. 98% 이상 로컬로 재배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이스라엘 사람들의 식단에 올라온다. “작은 국가이기 때문에 신선한 식품의 재배도 원활하고, 로컬푸드도 활성화돼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건국 배경과 지리적 특성은 이 나라의 음식 문화로 투영됐다. 이스라엘 요리는 곧 ‘조화로운 다양성’으로 설명된다.

“이스라엘 음식은 여러 나라의 것이 혼재돼있어요. 처음부터 이스라엘에서 만든 음식은 없어요. 오랜 역사, 지중해의 기온, 다양한 기술이 접목돼있죠. 이스라엘이 가진 모든 통합적인 것들이 이스라엘의 음식으로 표현돼요.”

“국제적인 퀴진(Cuisine)이 투영돼있고, 다양한 테크닉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리적 위치로 인해 중동요리의 특징이 담겨있으면서도 러시아 폴란드 등의 음식 문화를 공유한다.

“이민자가 많아 여러 나라 음식의 조합도 되기도 해요. 그게 곧 이스라엘이에요. 어떤 재료를 얹느냐에 따라 로컬음식이 될 수도 있고, 서양식이 될 수도 있고, 동양식이 될 수도 있어요.”

▶ “설탕, 지방 NO…먹는 사람의 건강이 우선”=이스라엘 음식 문화의 특징은 루쓰 루쏘 셰프의 요리 철학으로 이어진다. 그는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만들어내는 음식 안에는 “한 민족의 교육과 식습관과 문화가 담겨있다”고 믿는다.

“음식은 언어이기도 하고, 한 나라를 구성하는 각각의 가정이기도 해요. 제 음식을 먹는다면 그건 우리집에 들어오는 것과 같아요. 수줍음이 많았던 우리 할머니, 열정적인 어머니의 역사와 이야기가 음식 안에 담기죠. 저의 음식을 만난다는 건 우리 가족을 만나는 것이고, 그건 이스라엘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죠.”

이 작은 나라의 음식은 여러 나라의 문화와 함께 무구한 역사를 담고 있다. 이스라엘 음식을 만드는 이 역사는 구약성서를 기반으로 한다. 

다양한 문화를 포용력있게 흡수하면서도 성경을 근간으로 원료를 구하는 방법으로 보관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고 엄격한 규정을 따른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대세로 떠오른 ‘코셔’가 바로 이스라엘 음식의 대명사다.

“이스라엘 음식이 모두 코셔는 아니지만, 모든 유대인들이 코셔 가이드라인을 따라 만든 음식을 먹고 있어요.”

그 깐깐한 규정들은 루쓰 루쏘 셰프의 요리에도 담긴다. “먹는 사람들의 영양과 건강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 셰프 요리의 특징이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올리고, 설탕과 지방을 줄인 음식을 내놓는다. 일곱 살, 열 살 짜리 두 딸을 둔 엄마로선 “일일이 식품분석표를 확인해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재료들”로 집밥을 만든다.

“이스라엘 음식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지금 전 세계 푸드 트렌드가 건강식을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해요. 오가닉 푸드가 대세라지만 너무 다양한 제품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잖아요. 알 수 없는 첨가물이 들어간 재료를 쉽게 쓸 순 없죠. 요리는 셰프가 재료를 구하는 순간부터 만드는 모든 과정에 대한 이야기예요. 맛있으면서도 정직하고, 건강한 요리가 제 철칙이에요.”

shee@heraldcorp.com

[사진=주한이스라엘대사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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