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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뺀다고 먹은 ‘글루텐 프리’, 효과 없다?
  • 2017.06.10.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국내에선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식품이 건강식ㆍ다이어트식으로 온전히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하지만 글루텐 프리의 효능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경희대 조리ㆍ서비스경영학과 윤혜현 교수팀은 국내 소비자 306명을 대상으로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 구매 의도와 소비 태도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된 이 연구결과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38.6%였다. 이들이 가장 많이 산 제품은 ‘글루텐 프리 파스타’(42.2%)였고 ‘글루텐 프리 베이커리’(39.1%), ‘글루텐 프리 스낵’(12%)이 뒤를 이었다. 

왜 글루텐 프리 식품을 선택했을까. 글루텐 프리 식품을 구매해 본 소비자의 27.1%는 ‘소화가 잘 될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영양학적 가치가 높을 것 같아서’(24.6%),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16.1%) 등이 뒤를 이었다.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영양정보에도 민감했다. 응답자의 43.2%는 ‘영양성분표시’를 본다고 응답했고 ‘가격’과 ‘칼로리’를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20.3%, 17.8%였다.

다만 설문에 응답한 소비자들 가운데 실제로 글루텐 프리에 관련된 질병을 않는 이는 5명(4.2%)에 그쳤다. 국내에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를 목적으로 구매한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글루텐 프리 식품은 당초 치료 목적에서 등장했다. 밀, 호밀, 보리 등에 든 단백질인 글루텐을 먹으면 몸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거나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환자들을 위한 목적에서다.

윤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소비자의 인식과는 달리 일부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은 일반 가공식품에 비해 오히려 영양 측면에서 떨어지거나 칼로리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루텐 프리’를 다룬 논문을 보면 글루텐 프리 식품이 일반식품보다 철, 마그네슘, 아연, 망간, 엽산 등의 영양소가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 프리 빵의 열량은 보통 빵보다 30% 가량 높았다.

미국ㆍ유럽ㆍ중동 등에선 글루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133명당 1명꼴로 많은 편. 하지만 국내에선 단 1건의 임상 보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루텐이 없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의 식습관 때문이다. 이는 국내에선 글루텐 프리 가공식품을 일부러 섭취해야 할 필요가 크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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