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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회삿밥⑤]SNSㆍ업무 내려놓고…“오롯이 먹는 일에만 집중하세요”
  • 2017.06.20.
- 충북 괴산 ‘로하스 아카데미’ 식당 가보니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지난 12일 찾은 충북 괴산군 로하스아카데미는 산과 산 사이에 숨어있었다. 중부고속도로를 벗어나 592번 지방도와 국도 37호선을 굽이굽이 달려야 했다. 그렇게 1시간을 더 가자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인 로하스아카데미가 나타났다. 도시의 시끄러움은 도무지 닿지 않을 것만 같은 곳이었다.
풀무원 로하스 아카데미 입소생들이 점심을 받고 있다. 이곳에선 배식 전에 올바른 식생활에 관한 작은 강의를 들어야 한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아카데미는 건물 3채로 구성돼 있다. 대강당과 사무공간이 있는 패시브동이 가장 높은 곳에 있고, 그 아래로 식당이 있는 카페테리아동, 원경선기념관이 자리 잡았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이 시설은 쉽게 말하면 ‘수련원’이다. 하지만 그 범주에 포함하기엔 어딘가 어색하기도 하다. 입소생들이 이틀이나 사흘을 이곳에서 지내면서 꽤 신선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떄문이다. 5가지 생활습관(식습관ㆍ마음습관ㆍ운동습관ㆍ환경습관ㆍ1day 생활습관)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 
김영아 영양사가 30% 적게 먹고, 30분씩 씹고, 30분간 식사해야 하는 이유를 입소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일단 이곳에 발을 들이면 스마트폰은 잊어야 하고, 아카데미가 마련한 생활복을 입어야 한다. 생활관엔 TV가 없고 군것질거리를 파는 매점도 없다. 장식적이고 번잡한 것들은 잠시 내려두자는 취지다. 이곳을 책임지는 이명희 본부장은 “으레 수련원에서 진행되는 직무교육을 하는 공간이 아니다”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경험하는 힐링 공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바른 식생활 교육이 하루 이틀만에 효과를 내긴 어렵다. 다만 그간의 식생활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다만 현재는 풀무원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만 체험할 수 있다. 이따금 충북에 사는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학생들이 입소하기도 한다. 기자가 찾은 12일엔 풀무원 R&D센터와 본사 직원 27명이 들어와 있었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식당이다.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바른 식생활 교육의 비중이 크다. 바른 식생활의 기본은 건강한 식단이라는 철학이 배어있다. 영양사들은 아침, 점심, 저녁 배식을 시작하기 전에 10분 정도 ‘밥상강의’를 한다.
바른 식생활 교육이 하루 이틀만에 효과를 내긴 어렵다. 다만 그간의 식생활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이날 점심 식사 전에도 김영아 영양사가 “30% 적게 먹고, 30번씩 씹고, 30분간 천천히 식사해야 몸에 좋다”고 일러줬다. 이어 김한성 조리실장은 “오늘 반찬 염도는 0.5%, 국은 0.4%로 일반식 대비 절반 수준의 저염식단이고 첨가물도 넣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통과의례’를 마쳐야 비로소 배식이 이뤄진다.

점심 메뉴로는 현미밥과 콩나물국에 삼치구이, 감자수제비 볶음, 소고기 냉채, 가지장아찌가 반찬으로 나왔다. 김 영양사는 “우리 식당에선 원칙적으로 주변에서 난 현미와 상추, 고추, 오이, 토마토 등을 식재료로 쓴다”며 “직접 재배하지 못하는 것들은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 농산물을 가려서 쓴다”고 설명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30분짜리 모래시계. 모래가 다 떨어지도록 밥을 먹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식당 테이블에는 30분짜리 모래시계가 있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라는 취지에서 둔 것이다. 하지만 천천히 먹는 건 꽤 어려운 일. 교육생들은 분홍색 모래가 절반도 다 떨어지지 않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를 시작하고 20분만에 식당은 텅 비었다. 그래도 시간 지나면서 나아진다고 한다. 이명희 본부장은 “퇴소 직전에는 30분 가까이 식사를 하는 분들이 나온다”며 웃었다.

교육생들은 차려놓은 음식을 먹기만 하는 게 아니다. 영양사들의 도움을 받아 가벼운 먹거리를 손수 차려보기도 한다. 두부를 활용한 샌드위치, 수비드(진공 조리법) 달걀 만들기 같은 것들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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