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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장마철 질병, 생리통 ①] 무덥고 습한 날씨, 에어컨 자궁건강에 위험
  • 2017.06.26.
- 장마 시작되면 냉방병 등 탓에 생리통 심해져
- 여중생의 78%가 호소…40대까지 앓는 경우도
- 골반 통증ㆍ변비ㆍ불안ㆍ우울증 등 증상 다양
- “수분ㆍ염분 섭취 줄이고 달라붙는 옷은 피해야”

중학생 이모(15) 양은 극심한 생리통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학업까지 지장이 있어 고충을 겪고 있다. 통증이 심할 때에는 수업시간에 앉아 있기조차 힘들고 현기증과 구역질 증상까지 나타나 시험이라도 겹치면 성적까지 영향을 끼쳤다. 당장 이 양의 걱정은 곧 있을 기말고사다. 이 양은 “지난해에도 생리통이 심해지는 장마 기간과 겹치면서 시험을 망쳤던 기억이 있다”며 “올해에는 잘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24일 저녁 제주 지역에 올해 첫 장맛비가 내렸다. 장마전선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이달 말 북상, 다음달 초에는 중부지방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본격적인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면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장마철 계속되는 비로 습해진 날씨는 자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궁으로 습한 기운이 침투하면 악영향을 줘 생리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덥고 습한 장마철에는 에어컨 바람을 너무 많이 맞지 말고 몸을 따뜻히 하면서 수면시간을 적절히 하는 등 몸의 항상성을 유지시켜야 생리통을 예방, 완화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덥고 습한 장마는 생리통을 유발,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 “국내 여중생 10명 중 8명, 생리통 호소”=국내 여성의 생리통의 유병률은 연령, 직업 등 상황에 따라 25%에서 90%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특히 생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소년의 생리통이 심각하다. 여중생의 78%가 극심한 생리통을 호소한다는 최근 국내 한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역시 여고생 327명을 대상으로 했던 최근 국내 한 설문조사에서도 78.3%가 “달마다 생리통을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생리통은 성인이 돼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고 있어 문제다. 역시 최근 20대 여대생 315명을 대상으로 했던 국내 한 연구에서도 “생리 시 불편감이 심할수록 삶의 질 떨어진다”는 응답률이 절반을 넘었다.

▶ “덥고 습한 장마철, 냉방병이 생리통까지 이어져”=생리통은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에서 혈소판의 응고를 유발시키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이 증가, 이로 인해 자궁근이 수축되고 혈류량이 감소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경선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원발성 생리통은 배란 주기가 이뤄지는 초경 1~2년 이내에 주로 발생한다”며 “대개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지만 40대까지 지속되기도 한다”고 했다.

속발성 생리통은 골반강 내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질환이 원인이 돼 유발되는 생리통이다. 초경이 지난 수년 후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발생 시기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박 교수는 “속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골반강 내 질환 여부는 대부분 초음파 검사로 진단되지만, 드물게 MRI(자기공명영상), 복강경 검사 등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10~20대에는 골반강 내 질환의 빈도가 드물기 때문에 이 연령대의 생리통 환자들은 대부분 원발성 생리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생리통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다양하다. 복부ㆍ허리ㆍ골반의 통증, 피로감, 두통, 복부 팽만감, 유방통, 여드름, 변비 같은 신체적 증상뿐만이 아니라 불안, 우울, 집중력 장애, 졸림, 식욕 변화, 정서 불안 같은 정신적 증상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장마도 생리통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에어컨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냉방병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표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냉방병은 덥고 습한 장마철, 에어컨 같은 냉방 기구를 과도하게 틀 경우 걸리기 쉽다.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면 몸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냉방병은 호흡기, 위장 등의 증상 외에도 여성 생리의 변화를 가져와 불규칙한 생리나 생리통 유발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 “짧은 치마 대신 통풍ㆍ보온 잘되는 옷 좋아”=기본적으로 건강한 생활 습을 통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야 생리통의 예방ㆍ완화할 수 있다. 평소 가벼운 운동을 하고 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해야 한다. 찬 음식을 절제해야 하고 습하거나 찬 곳에 오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몸이 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분과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자궁을 압박하고 혈액 순환을 저해해 몸을 차게 만드는 꽉 조이는 옷이나 짧은 치마보다 통풍과 보온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생리통을 예방하는 차를 틈틈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쑥차는 혈액을 맑게 하고 여성의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익모초차는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자궁의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생강차는 비장과 위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 기능을 개선하기 때문에 평소에 손발과 아랫배가 차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여성의 생리통에 효과가 탁월하다.

최근에는 기존 진통제나 경구 피임약 대신 한방을 이용해 생리통을 치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박 교수는 “생리통을 위한 한약치료는 자궁의 어혈을 제거하면서 냉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며 “침치료는 뭉친 기운을 풀어주고 기혈 순환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고, 뜸치료는 양기를 보해주고 냉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증대시킨다”고 했다. 

<생리통 예방ㆍ완화를 위한 팁>
▶가벼운 운동을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몸이 붓기 쉬우므로 수분ㆍ염분 섭취를 줄인다.
▶자극성 있는 음식을 삼간다.
▶통풍과 보온이 잘되는 옷을 입는다.
▶생리통을 악화시키는 정신적인 긴장은 피한다.
▶습기가 많은 곳이나 차가운 음식을 피한다.

도움말:강동경희대병원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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