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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절기에 더욱 기승 부리는 전립선비대증
  •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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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전립선의 달’…대표적 질환이 전립선비대증
-일교차 심한 환절기 환자 증가…빈뇨ㆍ절박뇨 등 증상
-중ㆍ노년 남성의 50~70% 앓는 병…“꾸준히 관리해야”


지난해 말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은 직장인 서모(57) 씨는 올해 여름 떠난 바캉스에서 소변 문제로 고초를 겪었다. 야외에서 매우 갑작스러운 요의(尿意)를 느꼈다. 하지만 화장실을 찾지 못해 낭패를 볼 뻔했다. 다행히 볼 일은 해결했지만, 서 씨는 자신의 상태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처음 진단받았던 겨울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조금 완화된 것 같아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했다.

매년 9월은 ’전립선의 달‘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ㆍ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전립선과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선포했다. 두 학회는 같은 기간 ’블루리본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전립선 질환 중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는 병이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흔히 ‘겨울병‘으로 인식돼 왔다. 기온이 낮아지면 전립선 주변의 수축된 근육 조직이 요도를 더욱 압박해 증상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
그러나 전립선 비대증은 여름이나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환절기에도 증상이 만만찮다. 최근 3년간(2014~2016년) 전립선 비대증 월별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한여름인 7ㆍ8월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약 16%나 됐다. 그 중 7월 환자 수는 3월ㆍ10월ㆍ12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9월에서 10월)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크게 늘었다.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겨울뿐 아니라 여름이나 환절기에도 꾸준히 치료와 생활 관리를 실천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인 10월 환자 크게 증가=전립선 비대증은 요도를 감싸는 전립선의 크기가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전립선의 정상 크기는 18~20g 정도다. 하지만 비대증이 생기면 약 10배인 200g까지도 커진다. 전립선이 정상 크기 이상으로 비대해지면 소변과 정액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를 막기 때문에 다양한 배뇨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한 번 비대해진 전립선은 자연적으로 줄거나 정상화되기 어렵다. 당연히 여름에 나타난 전립선 비대증도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질환이 계속 진행ㆍ악화 중인 데도 상대적으로 여름에 관심이 덜한 것은 증상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겨울과 달리 더운 날씨로 요로 압박이 덜 해 증상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름 전립선 비대증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월별 환자 수를 보면 8월 환자수는 101만3475명으로, 겨울인 2월 환자 수(96만9440명)보다 4.5% 많았다. 이처럼 여름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실내 냉방으로 인한 낮은 온도, 차가운 음료 섭취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휴가 동안 생활 리듬의 변화나 약물 중단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김광택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은 여름에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거나 방만하게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기온 상승에 따른 근육 이완 작용으로 증상이 일시적으로 약해져 치료 중이던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환절기로 들어가면 증상이 다시 재발되거나 악화돼 약을 중단했던 환자들이 재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립선 비대증은 일교차가 큰 가을 환절기를 맞아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최근 3년간 환자 수가 큰 폭으로 늘아난 시기는 2월에서 3월, 9월에서 10월로 넘어가는환절기였다. 특히 9월에서 10월 사이 환자는 약 4.9% 증가했다. 10월은 3년간 누적 환자자 106만3321명으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환자가 많았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빈뇨(배뇨 횟수가 잦은 것), 절박뇨(소변을 참지 못하는 것) 등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증상이 악화되면서 병원을 찾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여름 내내 전립선 비대증이 방치되면서 증상이 과거보다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도 환절기 환자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전립선의 요도 괄약근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환절기 감기로 약을 복용할 때 항히스타민 성분이 든 감기약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방광의 배뇨 기능이 더욱 악화되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2014~2016년) 전립선 비대증 환자 수

▶‘계절병’ 아닌 ‘만성병’…꾸준히 관리해야=전립선 비대증은 꾸준히 증가하는 남성 질환으로 꼽힌다. 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가 증가한다. 최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증가 폭이 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2014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 지난해에는 112만8989명으로 2년 만에 10.6%나 늘었다.

전립선 비대증은 통상 40대에 시작돼 50대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가 앓는다고 할 정도로 연령이 많아질수록 발병이 쉽다. 한 번 발생하면 스스로 호전되지 않는다. 또 증가 폭이나 발생 연령으로 볼 때 추위 등에 영향 받는 계절성 질환이 아닌 만성 질환으로 볼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이 생기기 쉬운 40대 이상 남성에게 소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조기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초기 발견 시 수술 없이 간단히 먹는 약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남성호르몬을 조절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경구용 약이 일반적으로 처방된다. 배뇨 기능이 원활해지는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며 “단, 임의 중단 없이 최소한 6개월~1년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잠깐 증상이 완화됐다고 해서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이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전립선은 한 번 비대해지면 스스로 호전되는 경우가 드물다. 당뇨,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계절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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