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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 시작…심장 조심 ①] ‘심한 호흡곤란’ 심부전, 가슴 쥐어잡을땐 늦습니다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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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은 ‘세계 심장의 날’…환절기 심혈관 질환 위험 커져
-대표 질환 심부전 증상은 호흡곤란…숨차서 잠을 깰수도
-흡연ㆍ비만ㆍ운동부족 등 원인…“생활습관 개선시 완화”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남모(61) 씨는 올해 초부터 건강관리를 위해 등산을 시작했다. 직장에 다닐 때에도 틈틈이 다른 운동을 해 잔병치레를 별로 하지 않았지만, 지인들과 종종 만나기 위한 의도였다. 그러다 최근 등산 도중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나이가 먹어서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남 씨는 잠시 쉰 뒤 다시 산을 오르려 했다. 하지만 한 발짝조차 뗄 수 없을 정도로 다시 숨이 차올랐다. 병원을 찾은 그는 심부전 진단을 받았다.

매년 9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이다. 하루 10만번 이상 뛰며 장기 곳곳에 피를 전달하는 심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심장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세계심장연맹(WHF)이 2000년 제정한 날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심장 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2015년 기준)를 차지했다. 10년 전에 바해 사망률이 무려 41.6%나 증가했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환절기에는 심장을 조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혈관이 자극받고 수축돼 심장과 뇌에 부담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극은 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 허혈성 심장 질환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 뇌동맥류, 지주막하 출혈 같은 혈관 이상에 의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그 중 가장 무서운 병이 언제든 심장이 멈출 수 있는 심부전이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으로, 말기에는 쉴 때에도 숨이 찰 정도가 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대표적 증상, 호흡곤란…말기에는 쉴 때에도 숨차=심장은 강한 근육으로 된 펌프다. 혈액을 전신에 순환시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몸에서 생긴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거둬들여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다. 사람의 심장은 전신 순환을 담당하는 좌측 심장과 폐 순환을 담당하는 우측 심장으로 구분된다. 각각 혈액을 받아들이는 심방과 혈액을 내보내는 심실로 나뉜다.

최재혁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의 기능이 신체가 요구하는 심박출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심부전이라 한다”며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혈압, 심장근육병증, 심장판막 질환 등이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심부전은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판막 파열 등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점차적으로 진행하는 만성 심부전이 대부분이다. 최 교수는 “만성 심부전에 걸리면 점차 심장의 기능이 감소돼 온몸으로 보내는 피의 양, 즉 심박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박동수는 빨라지고 심장은 커지며 심근은 비대해지게 된다”며“몸의 보상작용이 한계에 이르면 결국 피로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운동할 때에만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하지만 질병이 진행되면 밤에 잠을 자다 갑자기 숨이 차서 잠을 깨기도 하고 말기에는 휴식 시에도 숨이 가쁘게 된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머리가 아프고 잠이 안 오거나 불안감을 느끼거나 정신이 혼미해지는 경우도 있다”며 “온몸이 붓고 얼굴이 파랗게 되기도 하고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때론 심각한 부정맥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실신하기도 한다”고 했다.

▶조절 안 되는 고혈압 앓으면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 2~3배=심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된다. 그러나 심부전은 손상과 부담을 주는 특정 원인에 의해 심장 기능의 감소가 더 심해진 경우다. 흡연, 비만, 기름기 많은 식사,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 등 일상에서 온 원인 외에 선천성 심장 질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등에 의해 심장에 손상이 가 심부전이 발생한다.

심부전의 대표적 원인은 심혈관 질환(관상동맥 질환)이다. 최 교수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반에 의해 좁아지게 되면 심장 근육으로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심장 근육의 손상이 일어난다”며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돼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죽게 되는 경우를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이렇게 손상된 심장 근육은 재생되지 않아 남아 있는 심장 근육에 더 많은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을 앓는 환자는 일반인보다 2~3배 심부전 발병 위험이 높다. 최 교수는 “혈관 압력이 높아질수록 심장은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많은 힘이 필요하게 돼 점점 더 비대해진다. 비대해진 심장은 수축 기능이 강해지는 반면 이완 기능은 감소해 혈액을 받아들이는 기능이 떨어진다”며 “혈압이 너무 높은 경우 비대해진 심장으로도 그 압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심장판막 질환도 심부전의 원인이다. 감염성 심내막염 같은 질환에 의해서 후천적으로 또는 선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판막 질환이 심하면 심장은 피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부담이 생긴다.

심근 질환(확장성ㆍ비후성 심근병증)이나 심근염도 심부전을 일으킨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게 되면 심장의 이완이 잘 안 돼 심장에 피가 잘 채워지지 못하게 되된다. 심장이 너무 커져도 수축력이 떨어진다. 심장 근육의 염증으로 심근의 파괴가 생겨도 심장의 기능이 감소한다. 선천성 심장 기형이 있을 경우 심장이 감당해야 하는 혈액량이 증가하거나 심장이 부담하는 압력이 증가면 심부전이 일어난다.

만성 폐 질환에 의해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하면 우심실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져 우측 심부전이 발생하게 된다. 당뇨병에 의해 고혈압ㆍ심혈관 질환의 빈도가 증가하고, 당뇨병 자체에 의한 심장 근육 손상이 더해지면 역시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또는 느리게 또는 너무 빨리 뛰는 경우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최 교수는 “부정맥이 있으면 심장에 충분히 피가 채울 시간이 부족하거나, 심장이 피를 펌프질할 힘이 부족해지거나, 심장의 순차적 수축의 조화가 깨져 심장의 기능이 감소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심부전, 특히 서서히 진행된 만성 심부전은 완치될 수 없다. 그러나 치료를 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최 교수는 “일반적인 질환과 달리 심부전의 성공적 치료는 의사보다는 환자의 의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 운동 같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증상이 완화되고 질환 진행을 느리게 해 준다“며 “금연, 금주, 체중 감량, 카페인 섭취 자제, 싱겁게 먹기, 규칙적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 정기적 병원 방문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9대 생활 수칙>
▶담배 끊기
▶술은 하루 한두 잔으로 줄이기
▶싱겁게 먹고, 채소ㆍ생선 섭취하기
▶적절한 운동하기
▶적정 체중 유지하기
▶스트레스 줄이고, 즐거운 마음 갖기
▶정기적으로 혈압ㆍ혈당ㆍ콜레스테롤 측정하기
▶고혈압ㆍ당뇨ㆍ고지혈증이 있다면 꾸준히 치료하기
▶뇌졸중ㆍ심근경색 발생 시 즉시 병원에 가기

자료: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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