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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 때도 없이 멍멍ㆍ왈왈…오늘도 ‘민폐이웃 1위’시네요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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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간 소음 민원 1위 ‘강아지 짖음’
본능ㆍ요구ㆍ불안 등 원인부터 파악
수정 늦어지면 강화로 스트레스 유발

아파트나 주택에서 반려견을 키울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위생’과 ‘짖음’일 것이다. 특히 밤낮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강아지 때문에 이웃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면 이사까지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이웃 갈등이 심각해진다. 실제로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 엘리베이터 안에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강아지의 짖음을 소음의 주범으로 지목해 주의를 당부하는 글들이 종종 붙어 있다. 

낯선 방문자가 있을 때 ‘내 집은 내가 지킨다’는 책임감에 짖는다지만 이도 한두 번이지, 잦아지면 민폐일 수밖에 없다. 또 한밤중 조용한데도 갑자기 짖는다거나 혼자 집에 있을 때, 외부의 작은 소리에도 신경질적으로 짖어대는 반려견을 멈추게 하기 위해 어떻게 교육시켜야 좋을지 난감해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강아지의 짖음은 커밍시그널과 함께 정상적인 의사표현 중 하나다. 왜 짖는지 이유를 알아내고 함께 살기 위해서 지켜야 할 예절교육을 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짖는 이유부터 살피세요=집에서 강아지가 짖는 이유는 크게 본능이거나 요구, 불안 등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자기 공간에 대한 ‘본능적 경계’로 이해하면 된다. 태생적으로 청각이 뛰어나 작은 소리도 잘 듣는 강아지들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 낯선 사람이나 동물이 들어오거나 낯선 소리가 들릴 때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 이를 알리고 짖음으로써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는 행동일 수 있다. 특히 작은 강아지일수록 더 잘 짖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두려움과 경고 등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둘째로 많은 이유는 뭔가 ‘요구할 때’ 짖는다는 것이다. 대개는 먹이를 달라거나 장난감 등을 가져와 놀아달라는 표현으로 짖는데,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 표현이긴 하지만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 대개 과보호나 지나치게 사랑을 많이 받은 소형견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요구성 짖음’은 자칫 ‘짖으면 해결된다’는 인식을 갖게 해 버릇없는 강아지로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요구사항이나 관심이 필요할 땐 얌전히 기다리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가장 흔하면서도 통제가 안 되는 ‘분리불안’ 행동으로서의 짖음은 보호자가 외출했을 경우 혼자 남겨진다는 불안감에 ‘어서 돌아오라’고 외치는 행동일 수 있다. 이 같은 분리불안 증상은 애착 형성 과정에서 지나치게 보호자에게 의존할 경우 심해지는데, 보호자의 부재가 반려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해 오랜 시간 짖기 때문에 이웃에 소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가재도구 훼손, 우울증, 스트레스 극대화 등 또 다른 문제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이 밖에도 ‘견종의 역할’에 따라 잘 짖기도 한다. 가축을 한곳으로 모으기 위해 짖는 목축견인 콜리, 사냥감을 몰고 위치를 알리기 위해 짖는 닥스훈트나 비글, 작지만 용감한 기질의 치와와 등이 그렇다. 또 아무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짖는 경우도 있는데, 흔히 ‘헛짖음’이라고 한다. 이 경우는 짖음이 길지 않지만 습관화될 수 있으므로 교육을 통해 짖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소음이 된다면 고쳐주세요=강아지의 짖음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흥분해 큰소리로 짖는다면 반려인, 반려견, 이웃을 위해 고쳐주는 것이 옳다. 

이때는 보호자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잘 짖는 강아지의 보호자 대부분은 문제행동이 나타났을 때 강아지를 안거나 ‘조용히 하라’고 더 큰소리를 치며 혼을 낸다. 또 짖지 않도록 간식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일시적으로는 상황을 피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럴 경우 반려견들은 더 흥분하게 돼 버둥대거나 보호자나 방문자를 무는 등의 공격성을 드러낼 수도 있다. 또 보호자의 큰소리를 ‘더 크게 소리쳐’로 이해해 더욱 격렬히 짖는다거나 간식 받은 것을 ‘칭찬’으로 오해해 짖는 행동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적대감을 드러내는 으르렁거림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짖을 때에는 보호자가 차분히 통제해야 한다. 보호자가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그 감정이 반려견에게 전달돼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선은 흥분한 상태의 강아지를 진정시켜야 한다. 경계심뿐 아니라 반가워서 짖을 때라도 낮고 강한 어조로 손바닥을 보이며 “안돼. 앉아”라고 말한 뒤 방문자의 모습을 가릴 수 있도록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좋다.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잠시 방문자가 밖에서 기다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아지의 숨소리가 안정되고 더 이상 짖지 않았을 때 칭찬과 함께 간식으로 보상해주면 교육이 된다. 또 평소 좋아하는 간식을 찾는 노즈워크를 하게 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짖음을 멈췄을 때 클리커 소리를 낸 후 간식을 줘 소리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하는 것도 좋다.
또 무언가를 얻기 위해 계속 짖는다면 짖음 행동이 멎을 때까지 등을 보인다거나 무시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짖으면 난 관심을 안 가질 거야’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줘야 한다. 이후 얌전해졌을 때 칭찬과 함께 간식을 주게 되면 ‘짖음=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과 ‘조용히 기다림=칭찬’으로 각인된다.

또한 분리불안 때문에 짖는다면 잘못된 애착관계가 원인일 수 있으니 보호자와 반려견의 공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내내 함께 있기보다는 방에 들어가 반려견 혼자 있는 시간을 갖게 하거나 매일 1~2분 정도 잠깐 나갔다가 바로 들어오기를 반복해 ‘외출해도 곧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외출 시엔 조용히, 들어와서는 지나치게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무심하게 행동하면 보호자의 외출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짖는 행동은 스트레스에 의해 예민해져서 생길 수 있으므로 낮에 충분한 산책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해주는 것도 짖음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대처법이다. 

이 같은 짖음 방지 교육은 꾸준히 해야 하며, 어릴 때일수록 교육 효과는 빠르고 쉽다. 간혹 성대를 절제수술을 하거나 입마개 등을 이용해 짖음을 방지하려는 보호자들도 있지만 이보다는 꾸준히 짖지 않도록 훈련을 해 고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미 강화된 짖음 행동으로 행동 수정이 잘 안 되거나 이웃의 민원으로 빠른 교정이 필요할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
서울대 동물병원 김나연 수의사는 “짖는 것은 개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여건상 개선이 필요한 경우, 명확한 지침에 따라 인내심을 갖고 충분히 교육한다면 반드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탑동물병원 양지영 원장은 “이때 중요한 것은 강아지의 흥분이 충분히 가라앉았을 때 보상하는 것으로, 혼낼 경우 도망가면서 짖는 등 문제행동이 악화될 수 있다. 평소 ‘앉아’ ‘기다려’와 같은 특정 단어나 클리커 소리를 들었을 때 강아지가 짖는 것을 참거나 앉는다면 칭찬과 간식을 주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현아 기자/joy@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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