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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⑥케냐(물고기) 현대식 양식기술 도입, 관광거점 개발…키수무 ‘업그레이드’
  • 2017.11.03.
[리얼푸드=키수무(케냐) 박준규 기자] ‘혁신적이고 이윤을 추구하는 현대적인 농업’. 키수무 카운티 정부가 농업ㆍ어업 분야에서 지향하는 목표다. 지난 7월 초, 케냐 키수무 카운티 정부청사에서 만난 요남 에시앙(Jonam Etyang) 어업국장은 “지금 같이 낮은 수준에서 손을 놓고 있다가는 식량 부족은 물론, 경제 침체까지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호수(면적 6만9500㎢)는 남한 면적의 70%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다. 케냐와 우간다, 탄자니아 등 세 나라가 호수를 삼등분한다. 수백만명이 호수를 둘러싸고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는데, 그들에게 빅토리아 호수는 중요한 밥벌이 원천이다. 

빅토리아 호수에 맞닿은 키수무 둥가 해변. 생태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시작되긴 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사진=박준규 기자]
에시앙 국장은 “키수무를 비롯해 이웃한 13개 카운티가 ‘호수지역’(Lake Region)이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경제블록을 형성했다. 이 지역의 소득은 대부분 호수에서의 어업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호수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은 나일퍼치, 틸라피아, 오메나 등이다. 전체 물고기 수확량 가운데 20% 정도를 차지하는 나일퍼치는 주로 수출용으로 활용하는 ‘외화 벌이’ 수단이다. 오메나(전체의 50%)와 틸라피아(전체의 10%)는 대개 케냐 안에서 소비된다.

어촌의 어부들이 조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 고깃배는 대개 낡은 목선이다.
물고기 생산은 지지부진하다. 키수무 카운티가 제공한 통계를 보면 빅토리아에서 잡은 물고기의 양은 2009년 4013t에서 2011년 2760t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12년 2608t ▷2014년 2601t ▷2016년 2651t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 호수의 오염, 인구 증가 등이 상황 악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에시앙 국장은 “기후변화는 가장 주요하고 큰 충격을 주지만 그것 자체를 완전 극복할 수는 없지 않냐”면서 “지방 정부들이 협력해 호수의 활용도와 어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 박준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요남 에시앙 키수무 카운티 어업국장(가장 오른쪽).

호수지역에 속한 카운티들은 지난 2015년 공동으로 ‘호수지역 경제 청사진’(The Lake Region Economic Blueprint)을 펴냈다. 여기에는 농업ㆍ관광, 교육ㆍ건강, 금융서비스 등 7가지 분야에서의 성장 전략이 담겼다.

키수무에선 어업 생산성을 높이고, 관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게 핵심 목표로 설정됐다. 우선 호수에서의 어업은 재래식 방식에서 벗어나 양식어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외국 정부와 단체들이 양식 기술을 케냐에 전수했다.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양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빅토리아 호수에서 잡힌 틸리피아를 거래하는 모습.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케냐에서 양식을 통한 물고기 생산량은 2010년 처음으로 1만t을 넘어섰고 2014년엔 2만4000여t을 기록했다. 키수무 둥가 어촌에서 만난 어부들은 “양식장에서 6~8개월 틸라피아나 나일퍼치를 키워서 잡아들인다. 틸라피아는 한 마리에 100실링(약 1100원)을 받아 수익성이 좋다”고 말했다.

더불어 빅토리아 호수 주변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작업에도 진행되고 있다. 키수무 카운티 정부는 관광기금(Tourism Fund), 유엔해비타트(UN-Habitat)와 함께 컨벤션 센터, 테마파크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에시앙 국장은 “키수무를 내외국인이 찾는 관광거점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자연스럽게 어업에 집중된 일자리 구조를 다양화하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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