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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두콩 우유, 실험실 우유…더 진화하는 ‘미래의 우유’를 만든다.
  • 2018.01.05.
-축산업 온실가스, 기후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300배
-완두콩, 실험실 우유 탄소배출량, 에너지사용량 적어 친환경적
-영양소 동물성 우유 못지 않아, 스타트업 개발 활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이제 우유는 ‘동물성 단백질’로만 한정해선 안되는 식품이 됐다. 두유는 물론 아몬드, 쌀, 코코넛, 귀리 우유 등 동물성 우유를 대체하는 음료들이 전통적인 우유 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우유를 위협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2015년 유제품 판매는 2011년 대비 7% 하락했다. 2020년에는 11%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닐슨 자료에선 2016년 식물성 우유 시장은 3.1% 증가했지만 동물성 우유 판매는 같은 기간 약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우유 대체품은 아몬드 우유다. 이 시장의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11년과 비교해 2015년에는 250%(닐슨 기준ㆍ이하 동일)나 늘었다. 2015년 기준 아몬드 우유의 시장 규모는 약 8억9456만 달러(한화 9504억원)였다.

‘흰 우유’는 과거 완전식품의 대명사였다.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흰우유의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 추세다.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유당불내증,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소비자들이 식물성 유음료를 선호하며 시장은 변하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몇년새, 등장한 두 스타트업은 또 한 번 새로운 식물성 우유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지금은 이 우유들이 또 다른 ‘미래 우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일 렌닝거(Neil Renninger), 아담 로리(Adam Lowry) 리플푸드 공동 창업자

▶ 완두콩 우유인데 완두콩 맛이 안 난다?=두유는 흔하지만 완두콩 우유는 새롭다. 완두콩 우유로 이미 일가를 이룬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리플 푸드’(Ripple foods)다. 리플 푸드는 녹색이 아닌 노란 완두콩으로 우유를 만들었다.

리플 푸드는 구글과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털로부터 4400만달러(497억6400만원)를 투자받아 설립됐다. 공동 창업자인 아담 로리(Adam Lowry)와 네일 렌닝거(Neil Renninger)는 기존의 식물성 우유보다 맛있고, 환경친화적인 우유를 만들기 위해 ‘완두콩 우유’로 의기투합했다.

렌닝거 공동 창업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유제품이 1/4를 차지한다”라며 “이 사실에 충격을 받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당하다. 축산업은 메탄 배출량의 약 40%, 아산화질소 배출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기체가 기후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이산화탄소의 23배, 300배에 이른다. 




리플 푸드에선 이에 주목, 보다 완벽한 ‘식물성 우유’ 연구에 돌입했다. ‘맛’과 ‘질감’도 고려 대상이었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두 공동 대표는 노란 완두콩으로 우유에 근접한 맛을 내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리플의 ‘완두콩 우유’는 식물성 우유와 두유의 몇 가지 단점을 보완했다. 식물성 유유가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점, 두유의 원료가 되는 콩이 유전자 조작 위험이 있다는 점을 ‘노란 완두콩’으로 해결했다. 동물성 우유와 동일한 8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완두콩 맛도 나지 않는 우유다.

리플 푸드에 따르면 우유를 만드는 과정 역시 친환경적이다. 리플푸드에선 우유 용기를 100% 재활용한다. 뿐만 아니라 48온스(1.42리터)짜리 우유 한 병 기준, 리플 푸드 우유 제조 과정에선 전통 우유 제조 과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5파운드(1.59kg)나 줄였다. 또한 아몬드 우유에 비해 925갤런(3515리터)의 물 절약 효과가 있다.

리플 푸드의 아성에 도전하는 새로운 ‘완두콩 우유’도 등장했다. 캠벨 수프의 소유 브랜드인 볼트하우스 팜스(Bolthouse Farms)에서 지난해 9월 완두콩 우유를 출시했다.

볼트하우스 팜스에서 내놓은 완두콩 우유는 노란 완두콩을 수확해 가루로 가공, 섬유소와 전분에서 완두콩 단백질을 분리해 만든다. 여기에 비타민B12와 해바라기 오일, 바다 소금을 포함한 물을 혼합한다. 볼트하우스 팜스의 완두콩 우유는 약 10g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볼트하우스 팜스의 수석 마케팅 책임자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채식주의자들은 동물성 식품에서 나오는 비타민B12를 보충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완두콩 우유에선 비타민B12의 일일 요구량의 110%를 보충했다”고 말했다. 이어 “완두콩 우유는 아몬드보다 물 소비가 덜 하고, 낙농가에서 젖소를 기르는 것보다 더 작은 탄소 발자국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실험실에서 만드는 ‘미래 우유’=이 우유는 조금 더 ‘미래지향적’이다. 미국의 동물성 프리 우유 스타트업인 ‘퍼펙트 데이’의 공동 창업자인 라이언 판디야(Ryan Pandya)와 페루말 간디(Perumal Gandhi )가 만드는 비건 우유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비건 우유를 만든 데에는 달라진 식습관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 모두 가장 엄격한 단계인 채식주의자인 비건이다.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지속가능성과 동물 복지를 이유로 육류와 유제품을 줄이려고 했지만 피자가 너무 그리웠던” 페루말 간디 공동 창업자와 “채식을 시작했지만 크림치즈와 베이글 앞에서 무너진” 라이언 판디야 대표는 ‘맛있으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치즈’를 만들기 위해 뭉쳤다. 2014년 회사를 설립, 홍콩의 억만장자인 리카싱( Li Ka-Shing)의 호리즌 벤처(Horizon Ventures)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4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퍼펙트 데이의 우유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 효모균 세포 속에 3D 프린팅한 소의 DNA를 조합, 설탕을 넣고 발효해 카제인, 락토글로불린, 락탈부민 등 우유 속의 6가지 주요 단백질 만든다. 이 단백질에 칼슘, 칼륨 등 영양소를 조합해 ‘실험실 우유’를 만들어냈다. 우유뿐 아니라 치즈, 요거트 등 각종 유제품도 만들 수 있다.

라이언 판디야 대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우유는 30년 이상 사용된 기술로 만들었다”라며 “맥주를 양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퍼펙트 데이가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실험실 우유’는 기존의 동물성 우유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24~84%, 용수 사용량이 98%, 토지 이용률이 77~91%, 탄소 배출량이 35~65% 더 적다.

shee@heraldcorp.com

[사진=리플푸드 홈페이지ㆍ인스타그램, 퍼펙트데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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