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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혁명! 푸드스타트업]③미쉐린 스타셰프들도 반한 특별한 ‘참기름’-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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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당차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식품분야에서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며 제품, 생산, 유통 등에서 다양한 푸드 스타트업들이 활약 중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식품개발은 물론 기술과 결합한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의 식문화는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리얼푸드가 ‘음식혁명! 푸드스타트업’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아이템으로 ‘먹거리 혁신’에 앞장서는 국내외 푸드 스타트업을 조명합니다. 미래식품시장 무대의 주인공을 미리 만나보세요. <편집자 주>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미국 뉴욕에 있는 레스토랑 ‘다니엘(Daniel)’.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두개를 받은 곳이다.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곳을 찾는 손님들도 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따라야 한다. 이를테면 남자 손님은 꼭 재킷을 입어야 하고, 식사 중에도 벗어선 안 되는 식이다.

지난해 여름 이 깐깐한 레스토랑에 작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에서 만든 참기름이 식재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 풍미를 더하는 오일로는 올리브유 입지가 독보적이었기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쿠엔즈버킷의 참기름. 진한 갈색을 보이는 기존 참기름과 달리 노란빛을 띠는 게 특징이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 들어간 참기름은 ‘쿠엔즈버킷(Queens Bucket)’이라는 회사가 만들었다. 국내서도 생소한 브랜드인데, 콧대 높은 셰프들의 ‘간택’을 받은 비결이 궁금했다. 지난 12일,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를 만났다. 그는 “다니엘을 비롯해 역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인 바타드(Batard)에서도 메뉴에 우리 참기름을 사용했다”고 얘기했다.

인터뷰는 서울 역삼동 ‘방앗간’에서 진행됐다. 59㎡(약 17평) 남짓한 좁은 공간은 사무실, 생산라인, 제품 전시장으로 절묘하게 나뉘어 있었다. 여기서 매일 쿠엔즈버킷의 참기름과 들기름 수백 병이 만들어진다. 인터뷰 내내 생산 직원들은 참깨를 볶고, 짜내고, 병에 담았다. 방앗간은 평일엔 24시간 가동된다고 했다.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가 갓 짜낸 기름을 병에 담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

-작은 방앗간의 참기름이 뉴욕까지 진출한 비결이 궁금하다.
▶우리는 전에 없던 참기름을 만듭니다. 대량 생산되는 참기름은 대개 고온(270℃ 이상)으로 참깨를 볶고 압착해서 기름을 뽑는데 우리 제품은 상대적으로 저온(145℃)에서 볶고 짜냅니다. 저온에 볶고 압착하는 방식 덕분에 참깨의 순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음식에 넣으면 다른 식재료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죠. 그러면서도 올리브유와는 또 다른 풍미를 제공하고요. 셰프들이 그 점에 주목하지 않았나 싶어요.

쿠엔즈버킷의 참기름은 노란 빛을 띤다. 참기름 하면 떠오르는 짙은 갈색이 아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계란 흰자를 삼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깨의 고소한 냄새는 은은하게 풍겼다. 박 대표는 “보통 참기름이 짙은 색을 띄고 고소한 향도 유난히 강한 까닭은 고온에 깨의 섬유질을 태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쉐린 가이드 2스타 레스토랑 뉴욕 ‘다니엘’에서 쿠엔즈버킷의 기름을 사용한 메뉴. [사진=다니엘 인스타그램]

- 소비자들에게 ‘저온 압착’ 참기름은 생소한데
▶저온이란 개념이 없었어요. 제조자 입장에서 만들기 가장 편한 방식은 고온ㆍ압착 방식이었죠. 그래야 원물(깨)로 최대한의 기름을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소비자는 거기에 따라갔고요. 소비자들이 따지는 건 수입산 깨를 섞진 않았는 지 정도였어요. 기름을 만드는 ‘방식’은 관심 밖이던 시절이었죠. 저는 기계가 없던 시절에 깨를 가마솥에 굽고 맷돌에 갈아서 겨우 기름을 얻는 과정과 맛을 살리고 싶었어요. 2013년부터 생산하고 있는데 처음엔 ‘그냥 식용유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죠. 그래도 70대 어르신들은 ‘이게 진짜 옛날 참기름 맛’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그렇다면 참깨 자체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말인가?
▶아닙니다. 생산하는 방식만큼이나 어떤 참깨를 쓰는 지도 맛을 좌우하는 요소예요. 참기름은 커피, 와인 생산과 비슷한 면이 있어요. 커피나 와인은 어느 산지에서 난 커피콩, 포도를 쓰느냐에 따라 아주 다양한 맛이 탄생하죠. 참기름도 어떤 참깨에 따라 다 다른 맛을 내요. 고온압착 방식으로는 어떤 깨를 쓰든 강한 향이 다 덮어버리니까 분간이 안 됐습니다. 하지만 이젠 참기름에도 ‘어디서 수확한 깨로 어떻게 만들었다’는 스토리를 입힐 수 있게 됐어요. 
박 대표는 “참기름 맛도 어떤 깨냐에 따라 맛이 다 다르다”고 했다. [사진=윤병찬 기자]

쿠엔즈버킷은 전북 고창ㆍ부안에서 난 참깨를, 강원도 홍천과 충북 제천산 들깨를 수매해 쓴다. 각 산지 주변에 있는 저온저장고에 수매한 깨를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마다 역삼동으로 올려다 쓴다. 인터뷰가 이뤄진 12일에도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이 참깨 980㎏을 방앗간 앞에 부려놨다.

- 생산 규모를 늘릴 계획은? 
▶올해 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홍콩 유통체인인 시티슈퍼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요. 국내선 갤러리아,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프리미엄 식품관에 입점했어요. 찾는 곳들이 조금씩 늘어나니 생산 규모를 어떻게 확대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역삼동 방앗간과 비슷한 도심 속 ‘작은 방앗간’을 늘리고 싶어요. 원물을 도시로 가져와서 소비자들 가까이서 생산하는 ‘스몰 오일샵’ 개념이죠. 그래야 최상의 신선도와 위생적인 제조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일단은 작은 방앗간을 그런 식으로 늘릴 계획은 없습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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