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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수산편③>동해가 중국 앞바다?…오징어 싹쓸이
  •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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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어선들의 동해 조업도 오징어 어획량 감소 원인
- 동해 북한수역 누비며 오징어 ‘싹쓸이’
- 中 동해 어획량이 한국 전체 어획량에 육박할 수준
- 대부분 수십t짜리 대형선박…집어등도 한국의 10배

[리얼푸드=(울릉) 박준규 기자] 울릉도에서 만난 어민들은 기후변화는 어쩔 수 없는 문제로 인식했다. 자연의 변화는 손쓸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에 대해선 할 말이 많았다. 한 어민은 “풍랑주의보가 떨어지면 중국 배들이 울릉도 안으로 피항하기도 한다. 걔네들도 살아야 하니 받아줄 수밖에 없지만 보고 있으면 말도 못 하게 얄밉다”고 했다.

동해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들은 주로 다롄, 단둥항 선적의 배들이다. 중국 민간업체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동해 북한수역 조업권을 구매해 원양어업을 벌인다. 2004년 처음 중국 어선이 동해로 들어왔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북한수역으로 ‘원정’을 오는 중국 어선은 해마다 1000척이 넘는다. 2014년엔 1904척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16년엔 1185척이 조업했다.
바다 기상이 악화되며 울릉도 주변 바다로 피항한 중국 어선들. [사진=울릉도ㆍ독도 해양과학기지 제공]

박두표 울릉군청 해양수산과장은 “온난화는 오징어 조업이 어려워진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지만 우리 어민들 입장에서는 중국 어선들이야말로 피부로 느끼는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동해로 들어온 중국 어선들이 이곳에서 오징어를 얼마나 어획했는지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없다. 한국 정부와 학계는 중국 어선들이 막대한 양의 오징어를 건져간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연구본부가 지난해 내놓은 ‘중국 어선의 북한 동해수역 입어동향과 대응방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는 그나마 신뢰할 만한 ‘추정치’가 담겨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중국 어선들은 동해에서 최대 18만6180t에서 최소 10만3563t 가량의 오징어를 거둬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어획량을 최대ㆍ최소 추정치 중간값인 14만t으로 간주하더라도, 그해 우리나라 전체 오징어 어획량(약 15만t)에 육박하는 것이다.
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오는 울릉도 어선.

동해에서 조업하는 중국 오징어 어선은 우리 배들과 비교하면 규모와 설비 면에서 차이가 크다. 배수량은 최소 수십t이고, 수백t에 달하는 대형 선박도 있다. 게다가 오징어를 유인하는 집어등도 5단, 2열로 촘촘하게 설치했다. 우리 어선의 10배에 달하는 조명이다. 때문에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 위에서도 중국 어선들은 유난히 밝은 빛을 내며 오징어를 유인한다.

이런 큼지막한 배들은 북한수역을 누비며 다 자란 오징어를 수십~수백t씩 건저 올린다. 게다가 산란을 위해 제주 해역으로 남하하는 오징어들도 가만두질 않는다. 오징어가 이동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그물에 말 그대로 쓸어 담는다.

김형수 울릉수협 조합장은 “중국 배들은 ‘쌍끌이 저인망’ 조업이 기본이다. 그물코도 엄청나게 촘촘하니 오징어는 물론이고 물고기란 물고기는 죄다 잡아간다”며 “바다 수온이 높아지며 오징어 어장이 울릉도 이북으로 옮겨간 덕을 중국 어선들이 제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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