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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역습, 식탁의 배신]<농산편 ①>제주에 올리브 나무가 있다?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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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작물 성지 된 제주
-기온 상승으로 기회 요인 포착
-폭염, 한파 오가는 이상기후는 불안 요인

[리얼푸드=(제주)고승희 기자] 이국적인 푸른 잎 사이로 맺힌 열매가 탐스럽다. 지중해 식단의 주인공. ‘신의 열매’로 불리는 올리브다. 제주 기후에 맞춰 선발된 다섯 품종(코로네이키. 마우리노, 레씨노, 버달레, 프란토이오)이 노지에서 무사히 결실을 맺었다. 가온 하우스에선 파파야가 주렁주렁 열린다. 남북 회귀선에서나 보던 커피 나무도 자라고 있다. 제주는 각종 아열대 과일들의 ‘성지’로 떠올랐다.

제주시 오등동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선 달라지는 한반도에 뿌리 내릴 아열대 작물의 시범 재배에 한창이다. 기후변화에 맞는 새로운 작물을 개발해 ‘기회요인’으로 삼기 위해서다. 
제주에 위치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내 하우스 안에서 파파야가 커다란 열매를 맺었다.

한반도의 기온 상승 추이는 상당하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온실가스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2100년 한반도의 연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5.7℃가 높아진다. 이는 세계 평균(4.6℃)보다 1.1℃ 높은 수치다. 문경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현재로선 이산화탄소가 도저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IPCC는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있을 경우를 고려하여 기후변화 RCP시나리오를 만들었다.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추세일 경우 RCP8.5 단계로 설정할 경우 210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5.7℃가 상승한다.


하지만 달라진 기후로 인한 긍정적 변화도 있다. 문 연구관은 “새로운 작물이 유입되고 일부 과일과 채소의 재배적지가 확대된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5대 채소(배추, 무, 고추. 양파, 마늘) 중 봄가을 배추와 월동배추 재배 지역이 늘어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가을배추 생산량은 135만 3000톤으로 2016년(112만 80000톤)보다 부쩍 늘었다. 마늘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선 전통적으로 한지형 마늘을 재배해왔으나, 최근 난지형 마늘이 부쩍 늘고 있다. 기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의 생육환경 실험에 따르면 마늘은 15~20℃ 사이에서 성장이 가장 원활하다. 제주 감귤 역시 남해안 일대로 재배한계선이 상승하고, 강원도 해안가까지 재배 가능지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열대 작물이 한반도에 빠르게 뿌리 내리며 재배면적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여주의 경우 2014년 10㏊에서 2016년 115.6㏊로 늘었다.


아열대 작물도 빠르게 정착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주요 열대과일 재배면적은 106.6㏊(1.066㎢)로 집계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37% 규모다. 재배면적과 농가수가 각각 전년(58㏊·174호)보다 83.7%, 51.7% 늘었다.

제주에선 특히 망고와 파파야의 재배가 활발하다. 문 연구관은 “아직은 틈새시장이지만 아열대 과수의 재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비쳤다. 

문경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선발된 5종의 올리브 나무를 노지에서 시범 재배하고 있는데 열매가 잘 맺히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의 노지 재배 성공은 ‘청신호’다. 문 연구관은 “가온 재배는 경영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노지 재배를 통해 가능성을 봐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확실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생산성과 수익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해전 영하 7℃까지 떨어진 북극 한파에도 올리브 나무는 건재했다. 

올리브 나무 중 코로네이키 품종은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뛰어넘어설 만큼 잘 자라고 있다.

다만 최근의 한파를 겪으며 파파야는 피해를 입고 있다. 폭염과 혹한을 오가는 이상기후는 신(新)소득 작물 재배 농가와 육지로 북상한 월동채소 재배에도 영향을 미친다. 문 연구관은 “평균 기온의 상승으로 강원도엔 사과 재배가 늘었지만 겨울철 얼어붙는 피해가 발생했으며, 몇 해전 서귀포엔 이상기후로 귤 농사 피해 사례도 나왔다”며 “온난화로 인해 평균 기온은 오르고 있지만 폭염과 혹한을 오가는 이상 기상은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상 한파로 연구소 내 파파야 농사는 피해를 입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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