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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로운 채식생활]너티즈, ‘채밍아웃’ 그후…뭐든지 다 채식 탓?
  •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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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채밍아웃’. 채식을 한다고 주변에 알리는 일을 이렇게 말한다. ‘채식’과 ‘커밍아웃’의 합성어. 그만큼 채식주의자가 ‘채식을 한다’고 입 밖에 내는 일은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채식하면 그게 사람이냐”는 반응도 있다. 채식인은 여전히 소수자이고, 채식에 대한 편견은 상당하다. 
20대 채식인 단체 너티즈(Nutties)의 이혜수 씨는 “채식은 즐겁과 힙한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비건단체 ‘너티즈’의 4인방(김수현, 안백린, 윤수빈, 이혜수)에게도 이 같은 경험은 숱하다. 에피소드는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온다.

일단 채식을 한다고 이야기를 할 때 돌아오는 반응은 두 가지다. “굉장히 멋있고, 대단하게 보는 반면 ‘어떻게 이것까지 안 먹어’, ‘그건 좀 심하지 않냐’는 반응이 있어요.” (안백린)
너티즈의 안백린 씨

‘채식주의자’라고 밝히면 쏟아지는 질문 세례도 상당하다. “이건 먹는데 저건 왜 안 먹어?” “다이어트 때문에 하는 거야? 너만 예뻐지려고?”, “언제부터 했는데?” “단백질은 어떻게 해?” 경계도 없는 질문에 전 세계 비건 사이에선 유명해질 ‘짤’도 등장했다. “내 단백질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네 콜레스테롤이나 걱정해!”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채식인도 백과사전은 아니거든요. 이렇게 묻는 사람들 때문에 백과사전이 되어가는 거죠. 고기를 먹는 것에 엄청난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채식을 하는 이유는 사실 굉장히 단순할 수도 있고, 신념이 확고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혜수)

쏟아지는 질문 세례로 인한 고충은 기본. 넘기 힘든 벽은 단계마다 존재했다. 이혜수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소문’도 빨랐다. 게다가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고교생에게 ‘채식인의 길’은 멀고 험했다. “아무래도 수험생이다 보니 선생님들은 고기 좀 먹으라고 많이 권유하셨어요. 사실 하루종일 앉아있고, 잠 못 자고, 운동할 시간 없는 수험생은 당연히 아플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조금만 어지럼증이 있거나, 저혈압이 오면 다 채식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하셨죠.”
20대 채식주의자인 윤수빈, 안백린, 김수현, 이혜수(왼쪽부터) 씨의 너티즈는 채식과 채식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기 위해 만들어진 비건 단체다. [사진=너티즈 제공]

아주 작은 차이만 발견되도 색안경을 낀 사람들은 모든 것을 ‘채식 탓’ 으로 돌린다. 마른 채식인에게도, 과체중 채식인에게도 마찬가지. 성격이 얌전하고 소극적이어도, 조그만 예민해도 이유는 채식 때문이다. “풀떼기만 먹어서 그래.” 채식을 한다는 이유로 모든 상황과 정체성 역시 ‘채식’이 돼버리는 것도 속상한 일이다.

“제가 가진 여러 가지 정체성이 있는데 채식을 한다는 것만으로 채식주의자의 대표가 되고, 내 정체성의 1순위가 된다는 점이 제일 스트레스였어요. 사실 저는 한순간에 바꼈고, 저 스스로도 적응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과정이었으니까요.” (이혜수)

채식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도 여전하다. “동물애호가인 척 하지 말라”거나 “인간부터 생각하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하지만 이혜수 씨는 “채식을 하는 것은 인간과 동물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단지 나의 관심 분야를 넓혀가는 거죠.”(이혜수), “사실 배려로 치면 인간에 대한 배려가 더 깊어요. 인간은 당연히 안 먹잖아요.(웃음)” (안백린)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골은 깊다. 채식인이 도덕적 우월감을 가진다는 선입견도 뿌리깊다.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를 통해 채식을 처음 접하게 되잖아요. 그럴 경우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온 사회적 편견이나 육식 중심 사회의 관념이 작용해 거부감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 같아요. 하지만 채식인도 완벽할 수 없고,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지도 않아요. 누구에게나 한계는 존재하죠. 편견 이전에 저 사람은 저런 방식으로 자기 신념을 실천하는 거라고 생각해준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김수현)

sh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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