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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박한 식사빵, 사우어도우…신맛이 뜬다
  •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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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칠고 단단한 겉면 촉촉한 속살…담백한 식사빵
-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 르뱅 이용…소화 잘 돼
- 신세계푸드 6월부터 사우어도우 제품 대폭 늘려

신맛은 주류가 아니다. 대개 우리는 구수한 맛, 고소한 맛을 좋아했다. 이도 아니라면, 중독적인 짭조름한 맛이나 본능적인 단맛에 탐닉했다. 신맛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맛도 없다. 그런데 요즘 ‘뭘 좀 안다’, ‘많이 좀 먹어봤다’는 이들 사이서 신맛이 각광받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빵과 커피 맥주에서 신맛이 도드라지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시작은 커피였다. 여러 해 전 미국에서 시작된 스페셜티 커피 열풍이 전해지면서 산미(신선함)가 강조되는 커피가 마니아들 사이 호응을 얻었다. 엘 살바도르,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중미 지역의 원두와 아프리카의 케냐 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커피와 찰떡궁합이 빵에도 신맛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온 타르틴의 대표메뉴인 시골빵(컨트리브레드ㆍCountry Bread). 단단하고 거친 크러스트 속 촉촉한 속살이 일품이다. [사진=김지윤 기자]

▶시큼 담백, 샌프란시스코발 사우어도우= 사우어도우(Sour dough)란 말 그대로 시큼한 맛이 나는 빵(반죽)이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발효종인 르뱅(levain)을 반죽에 넣어 소화가 잘되는 게 특징이다. 지난 1월에는 서울 한남동에 ‘타르틴(Tartine Bakery)’이 문을 열면서 정통 샌프란시스코식 사우어도우를 맛볼 수 있게 됐다. 타르틴은 천연 효모를 이용한 24시간 숙성시켜 신선하게 분쇄된 밀에 반죽, 첨단 오븐 기술과 도제식 훈련으로 무장한 베이커들이 사우어도우를 만든다.
사우어도우를 이용해 만든 타르틴의 샌드위치. 이곳의 사우어도우 단면을 갈라보면, 발효가 잘 된 만큼 기공이 크다. [사진=김지윤 기자]

가장 유명한 사우어도우는 ‘시골빵(컨트리브레드ㆍCountry Bread)’이다. 이름처럼 투박하고 꾸밈없는 시골빵은 유럽 농가의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사빵 형태다. 옆구리에 낄만큼 큰 사이즈에 묵직한 위용을 자랑한다. 크러스트(crustㆍ껍질)는 단단하고 거친 반면속살은 촉촉하고 찰지다. 슬라이스해서 질좋은 버터에 발라먹거나 발사믹과 올리브에 찍어먹으면 맛이 좋다. 허핑턴 포스트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25’에 타르틴의 이 시골빵을 올리기도 했다. 오픈 초기엔 채드 로버트슨을 비롯한 유명 파티시에들이 상주해 재료, 기술, 장인 정신을 몸소 드러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마포구 서교동 라이즈(RYSE)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에 2호점을 열면서 사우어도우 트렌드를 확장시키고 있다.

‘작은 빵집이 맛있다’ 저자이자, 푸드 콘텐츠 디렉터 김혜준 씨는 “타르틴은 오리지널 샌프란시스코식 사우어도우의 진수를 보여준다”며 “오너셰프인 채드 로버트슨이 오레건주의 개인농장에서 계약재배한 밀을 자신만의 노하우 제분, 특수 오븐에 구운 오리지널리티가 살아있는 빵”이라고 했다. 그는 “사우어도우란 아직까지도 대중적으로 쉽지않은 아이템이지만, 국내서도 베이커의 발효 스타일에 따른 다양한 빵들이 나오면서 아티장(장인) 베이커리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했다. 
신세계푸드는 오는 6월부터 딘앤델루카와 더 메나쥬리에서 사우어도우를 이용한 빵을 대폭 늘린다. 2007년부터 사우어도우를 만들어온 신세계베이커리는 천연발효종을 이용해 잘 숙성시킨 반죽에 과일 등 부재료를 넣어 즐길 수 있는 한국식 사우어도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맛 트렌드 이어가는 토종 사우어도우= 국내서 윈도우베이커리를 제외하고 대형 베이커리에서 사우어도우를 처음 선보인 곳은 신세계푸드다. 지난 2007년 신세계푸드는 당시 미국식 사우어도우를 벤치마킹해 ‘달로와요(현 더 메나쥬리)’를 통해 사우어도우 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너무 앞섰을까, 판매가 저조해 6개월 만에 단종됐다.

김창은 신세계푸드 올반LAB 베이커리 개발팀장은 “당시에는 달콤한 크림빵류나 소시지 등 부재료가 많이 쓰인 조리빵이 인기가 많았다”면서 “마니아들을 위해 웨스틴조선호텔 ‘델리’와 ‘베키아에누보’에서 사우어도우를 꾸준히 선보여왔다”고 했다. 이어 “건강빵, 담백한 빵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최근 1년새 사우어도우 판매가 호조를 보여 라인업을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2007년부터 10년간 배양한 천연발효종을 이용, 과일을 첨가해 산미가 살아 있으면서도 달콤함이 첨가된 한국식 사우어도우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현재 5종의 사우어도우에서 딘앤델루카(8종)와 더 메나주리(6종)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베이커리 1위 기업인 SPC역시 사우어도우를 선보인다. 파리크라상에서는 지난해 12월 ‘정통호밀빵’과 지난 3월 ‘통밀사워도우브레드’를 출시했고 파리바게뜨에서는 올해 4월과 5월에 출시한 통밀후르츠와 올리브브레드 2종을 판매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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