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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클립!]친단백질족, 한끼뚝딱족 등 식탁도 변한다.
  •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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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서도 음식과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것은 물론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보와 시각을 다룬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알짜 지식을 리얼푸드가 ‘북클립!’을 통해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10년 전 베스트셀러 ‘마이크로트렌드’을 썼던 마크 펜이 이번에 내놓은 ‘마이크로트렌드X’라는 책입니다.



‘이인자 남편’‘비혼족’‘개방혼’‘삼혼자’‘독립부부’…

결혼세태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마이크로트렌드들이다. 여성이 가정경제의 고삐를 쥐고 남성은 2인자에 만족하며, 연예인에게나 해당됐던 결혼을 여러 번 하는 일은 더 이상 화제거리가 못된다. 미국에선 세 번 이상 결혼한 이들이 900만명이 넘는다. 결혼한 상태에서 다른 이성과 만나거나, 부부면서도 각각 따로 생활하는 모습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10년 전, 베스트셀러 ‘마이크로트렌드’로 개인들의 사소한 취향이 세상을 바꾼다는 걸 데이터를 통해 보여줬던 마크 펜이 다시 향후 10년을 좌우할 새로운 현상들을 포착한 저서 ‘마이크로트렌드X’(더퀘스트)를 내놨다.

그가 10년 전, 예견했던 마이크로트렌드들은 이미 일상화됐다. 가령 연하남을 선택하는 ‘쿠거족’, 은퇴 후 노동족, 재택근무족, 늙은 아빠, 애완동물 양육족 등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이번 책에는 결혼과 사랑, 건강, 정치, 경제 등 향후 10년간 우리 일상을 지배할 마이크로트렌드들을 담았다.



최근 저자가 포착한 건강 및 식습관과 관련한 마이크로트렌드 중 하나는 ‘친단백질족’의 등장이다. 단백질만 섭취하면 살이 빠지는 앳킨스 다이어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급증하고 있다. 단백질원 가운데 닭고기는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 소비가 줄었던 달걀도 지난 5년간 두 자릿수 판매신장률을 보이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반면 감자, 스파게티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다. 25년전 만해도 단백질은 사망선고 상태였고 파스타가 새로운 슈퍼푸드였다.



배달음식을 사랑하는 ‘한끼뚝딱족’의 급증도 새로운 변화다. 미국의 경우 우버이츠, 심리스, 그럽허브 등 신속한 한끼 배달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식사시간을 낭비로 보는 이들 ‘한끼뚝딱족’을 위한 한병에 하루 영양소를 모두 담은 셰이크도 등장했다. 이 셰이크는 2017년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배의 순수익을 올렸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90세 인구’의 급증은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마이크로트렌드다. 미국은 현재 90세 이상이 250만명, 일본은 2017년 90세 이상이 2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영국은 인구의 1퍼센트에 근접하고 있으며, 스웨덴은 2040년에는 80대가 인구의 8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인구의 변화는 노동인구의 급감을 불러와 70세까지 일하는 노동환경으로 바뀔 전망이다. 또한 노동력을 대체할 로봇공학 발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프렌즈’‘골든걸즈’ 같은 인기시트콤 주인공들처럼 사는 ‘평생룸메족’도 등장했다. 결혼을 미루는 대신 헌신하지 않아도 되는 동반자를 얻고 사회적 교류 범위를 넓혀주는 룸메족은 비싼 집세와 외로움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룸메이트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넷플릭스의 인기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의 70대 여성들처럼 노년 여성들도 룸메이트족에 속속 편입되고 있다.



노동과 일 분야에선 원하는 때에만 일하는 ‘한정노동자’들이 뜨고 있다. 이들에게 일은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분일 뿐이며, 노동이란 고용주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으로 인식된다. 기본적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이들의 과제. 나머지 시간은 가족이나 개인적 관심사에 쏟는다. 이와함께 다른 사람이 각종 일을 대신해주는 ‘도우미 경제’, 다양한 플랫폼과 툴이 구축되면서 ‘가상사업가의 증가’, 새로운 갑부의 기준이 된 ‘천만장자’ 등도 저자가 제시한 새로운 마이크로트렌드다.



그렇다면 왜 마이크로트렌드에 주목해야 할까.

요즘 사람들은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서로 모순되는 것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생활, 정보, 상품 등 선택의 폭은 넓어졌는데, AI에 맡기거나 다수가 선택하는 걸 안전하게 따라감으로써 오히려 선택을 더 하지 않는 상태가 됐다. 미디어 채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신흥 미디어 공룡들의 지배력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 또한 열린 민주주의가 민주주의 제도를 더욱 튼튼히 하기는 커녕 그 핵심 중 일부를 갉아먹고 있으며, 수 많은 사람과 언제든 연결될 수 있게 된 반면 진득한 관계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아예 자발적으로 디지털을 제한적으로 끊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이런 모순을 이해하려면 마이크로트렌드를 아는 게 중요하다. 막강한 마이크로트렌드들이 일제히 우리 사회를 이 방향 저 방향으로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에 이 시대가 혼란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메가트렌드가 몇 개의 큰 흐름으로 일정하게 움직인다면, 마이크로트렌드는 180도 다른 방향으로 제각각 움직인다. 서로 상반된 트렌드들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평균만 봐서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

사소해 보이지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마이크로트렌드들을 이해하면 향후 10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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