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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철 건강법 ①] 덥고 습한 장마철, 식중독ㆍ알레르기질환 주의보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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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 습도 낮춰 예방해야
-장마철 감기, 긴팔옷ㆍ이불 등으로 대비해야
-에어컨ㆍ보일러 켜서 40~60% 적정습도 유지

회사원 최모(32) 씨는 여름이면 맥주와 수박, 참외 같은 제철과일로 더위를 쫓아 왔다. 요즘 같은 장마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다 최근 심각한 배앓이 때문에 낭패를 봤다. 평소처럼 늦은 밤 맥주와 수박을 먹은 뒤 잠자리에 들었던 최 씨는 아랫배에서 갑자기 ‘이상 신호’를 느꼈다. 결국 심각한 설사 탓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그날 밤을 뜬눈으로 보내야 했다. 병원에 간 그는 “밤에 먹는 맥주, 과일이 식중독 등 배앓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장마철에는 식중독, 알레르기 질환 등을 조심해야 한다. 에어컨, 보일러를 켜 습도를 낮추면 곰팡이 등의 번식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울 썸머세일’이 시작된 지난 1일 오후 장맛비 속에서도 서울 중구 명동 상점가를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 [연합뉴스]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북상하고 있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장맛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철 평균 습도는 연중 최고치인 80~90%까지 올라간다. 더구나 햇빛을 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피부가 약해지기 쉽고, 비타민 D도 부족해지기 쉽다. 각종 곰팡이, 세균 등이 쉽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주위를 청결히 하고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시기가 바로 여름, 특히 장마철이다.

장마철에는 음식물이 세균이나 세균의 독소에 오염되기 쉽기 때문에 콜레라,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과 식중독의 발생률이 높다. 각종 피부 질환, 호흡기ㆍ알레르기 질환도 자주 발생한다. 실내ㆍ외 온도 차에 따른 냉방병도 사람들이 빈번히 호소하는 질환이다. 장마철 이 같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등 평소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에어컨과 보일러를 켜는 등 습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긴팔 옷 등 입어 장마철 감기 예방해야=장마철에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 질환이 바로 배탈, 설사 등으로 나타나는 식중독이다. 김선미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온다습한 장마철에 우려되는 병이 바로 식중독”이라며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음식에 들어 있는 특정 물질에 의해 설사,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철 집중 호우로 인해 주변에 존재하던 식중독균, 노로바이러스균 등이 지하수로 침투하거나 채소류로 옮겨질 수 있다. 특히 수해가 발생하면 수돗물 공급 중단 등 위생 상태가 불량해지면 배탈, 설사 등 식중독 발생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김 교수는 “장마철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세균은 포도상구균으로, 주로 조리하는 사람의 상처 부위에 번식하다가 음식물을 통해 옮겨진다”며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다른 식중독에 비해 증상이 빨리 나타나 보통 1~6시간 내에 구역, 구토, 설사를 유발한다”고 했다. 이어 “포도상구균 자체는 끓이면 소멸되지만 이 균의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으므로 음식물이 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끓인 음식이라도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을 조리할 때도 손씻기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장마철 등 여름철에는 실온에 둔 음식에서 급격하게 각종 세균이 증식하기 때문에, 남은 음식은 먹을 만큼만 나눠 담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높은 습기 탓에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도 악화된다. 높은 습도가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원인인 곰팡이,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부추기고 기침, 콧물을 유발해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집먼지진드기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하고 침구, 옷 , 커튼 등은 빨래할 때 뜨거운 물에 삶아야 한다. 천식이 있다면 아침저녁으로 최소 한 번씩 흡입기로 기관지 확장제나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흡인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자주 습기를 제거함으로써 습도가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등은 장마철 감기에 잘 걸릴 수 있다. 김 교수는 “태풍 등으로 일교차가 심할 때에는 얇은 긴팔 옷 등을 입히거나 이불을 잘 덮게 해 밤이나 새벽에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며 “실내ㆍ외 온도차는 5도를 넘지 않게 하고 환기를 가끔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일러 틀면 상대 습도 낮춰 실내 쾌적해져=장마철 건강하게 이겨 내고 각종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철 실내 적정 습도는 40~60%다. 이를 넘어가면 냉방기 사용량이 증가하고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균, 곰팡이의 번식이 쉬운 환경이 된다. 김 교수는 “습도가 70%를 넘으면 곰팡이가 활발하게 번식 작용을 하기 때문에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자주 습기를 제거함으로써 습도가 6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마라도 종종 햇볕이 날 때에는 이부자리, 주방용품을 햇볕에 잘 말려 주는 것이 좋다. 궂은 날씨가 계속돼 밖에서 말릴 수 없을 때에는 방에 불을 지피거나 전기장판을 활용해 눅눅한 옷가지, 이부자리 등을 바닥에 펼쳐 놓는 방법을 쓰면 좋다. 옷장, 장롱에는 방습제, 방충제를 넣어두는 것이 좋다.

장마철 건강을 위해서도 습도 관리는 중요하다. 습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우선 에어컨을 켜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켜 주면 더운 여름날 온도를 낮춰 줄 뿐 아니라 습도를 낮춰 주는 효과가 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에어컨 설정 온도를 너무 낮게 해 두거나 에어컨을 오래 가동하면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며 “적당한 온도로 사용하고 1시간에 한 번씩 환기해 주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습도 조절을 위해 보일러를 잠깐씩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온도를 높이게 되면, 절대 습도는 동일하지만 상대 습도가 떨어지게 돼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실내에 식물을 키워 두면 인테리어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습도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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