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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혁명! 푸드스타트업]⑥ 캡슐 커피서 아이디어 얻은 ‘캡슐 차’, 커피 아성 넘본다
  • 2018.08.02.
- 캡슐 차(茶) 스타트업 ‘메디프레소’ 김하섭 대표 인터뷰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마리오타워에서 만난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의 얼굴은 초췌했다. “밤을 꼬박 새웠다”며 “지난 봄 크라우드펀딩 플래폼 와디즈에서 진행했던 펀딩의 마지막 배송을 오늘까지 완료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메디프레소는 티 캡슐과 추출머신을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SK하이닉스에 다니던 김하섭 대표가 4년차이던 2016년 사직서를 내밀고 창업했다. 
김하섭 메디프레소 대표. 캡슐 차와 전용 추출기와 함께 카메라 앞에 앉았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안정적인 대기업이었지만 그의 비전은 회사 밖에 있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차, 간편히 마실 수 없을까? 이 고민의 실마리를 캡슐 커피에서 찾았다고 한다. “커피 대신 찻잎을 넣은 캡슐을 만들어 보자.” 한의사와 티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아가며 캡슐 차와, 전용 추출기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직접 캡슐 차를 추출기에 끼워넣고 버튼을 눌러 찻물을 내렸다. 붉은 히비스커스가 컵에 담겼다.

아직은 창업 3년차. 매출이 차곡차곡 쌓이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일단 주변 반응은 긍정적이다.

올해만 ‘제 3회 농식품 아이디어 경연대회’(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주최) 대상, ‘2018 코리아 푸드컵’(농림축산식품부 주최) 최우수상을 거머줬다. 지난 4월 말 와디즈에서 펀딩에서도 선전했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펀딩을 시작할 때 목표는 주문 300만원. 결과적으로 2600만원의 매출을 찍었다.
메디프레소 캡슐차 전용 추출 머신. [사진=메디프레소]

“좋은 기억들이 많아요. 심사위원들은 우리의 ‘확장성’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우리나라의 전통차를 비롯해 다양한 즙과 한약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좋은 점수를 준 것이죠. 덕분에 입상도 하고 정부 지원도 받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고객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잖아요. (펀딩을 진행하면서) 고객으로부터 받는 100원, 200원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메디프레소는 ▷복합한방차 ▷단일성분 한방차 ▷ 일반티 ▷블렌딩 허브티 등을 아울러 12종의 캡슐 차를 내놨다. 올해 말까지 24종으로 선택지를 넓히는 게 목표다. 캡슐 커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확장성은 커피를 뛰어넘을 기세다.

김 대표는 “일단은 십전대보차, 쌍화차 같은 소위 ‘슈퍼스타’ 수준의 한방차를 캡슐 형태로 제작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하며 “그렇다고 우리의 제품이 한의원의 전문성과 장점을 따라잡겠다는 건 아니다. 저희가 가능한 수준에서 편하게 마실 수 한방차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방차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약재가 들어간다. 감초, 박하, 율무, 야관문 같은 것들이다. 사람의 체질별로 잘 맞는 게 있고 그렇지 못한 게 있다. 캡슐로 만들어진 한방차를 전문가 처방 없이 마셔도 될까?
김하섭 대표는 “개별 고객의 체질에 맞는 ‘맞춤형 한방차’를 캡슐에 담아 출시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윤병찬 기자]

“조언을 해주시는 한의사가 성분을 분석하고, 모든 체질에도 문제없이 먹을 수 있도록 재료를 가공하는 법제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확인되고 검증된 재료를 쓰는데 신경을 많이 씁니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언젠간 ‘맞춤형 한방차 캡슐’을 만들고 싶어요. 고객들의 각자 체질에 맞는 한방 재료만 넣어서 한 분만을 위한 캡슐을 만들어 드리는 겁니다. 물론 이건 한의학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메디프레소는 경기도 화성에 6600㎡(약 2000평)쯤 되는 땅을 빌려서 구기자나무, 하수오 같은 식물을 심고 키운다. 여기서 난 재료로 새로운 차를 연구하고 제품화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해 5명의 청년들이 메디프레소에서 일한다. 원칙적으로 각자 맡은 업무가 있지만, 때론 한 직원이 ‘일당백’이 되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스타트업에선 피할 수 없는 부분. 김 대표는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박람회 같은 외부 행사에서 만나는 고객들로부터 많이 얻는다”며 “한방차를 포함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힐링차’를 만드는 회사로 크고 싶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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