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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밥이 答이다
  •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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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농촌진흥청 차장

흥미로운 광고 한편을 봤다. 퇴근 후 귀가한 청년이 휴대폰을 들고 저녁식탁에 올릴 반찬 레시피를 검색한다. 능숙한 솜씨로 쌀을 안치고 재료를 다듬어 순식간에 근사한 한상을 차려낸다. 보기에도 알맞게 뜸이 들고 윤기 나는 쌀밥 한 그릇에 맛깔스런 서 너 가지 반찬. 흡족해하는 주인공과 겸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다. 청년의 마지막 한 마디가 큰 울림을 준다. ‘나에게 혼밥이란 혼을 다해서 차린 밥’이다. 혼자 먹는 밥으로 알고 있던 혼밥의 개념을 상상외로 뒤집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61.8kg으로 전년보다 0.1kg 감소했다. 쌀 소비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1.0~2.6kg를 기록하던 수치에 비하면 크게 완화됐다. 이는 적극적인 쌀 소비 촉진 정책과 건강식 선호 경향,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던 1인 가구를 포함시킨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1995년 12.7%에서 2015년 27.2%로 급증했다. 1인 가구 증가와 쌀 감소세 둔화현상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앞서 소개한 광고 속 청년처럼 혼자 살아도 ‘밥심의 힘’을 믿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쌀은 우리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30~40%를 얻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10여 가지의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비만의 주범으로 오해받고 있는 쌀의 탄수화물은 다당류로 구성돼 소화 흡수가 느리고 완만한 혈당의 상승과 인슐린의 정상적인 분비를 유도한다.
농촌진흥청이 2014년 미국 농업연구청(USDA-ARS) 인체영양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한식 섭취가 혈중 총콜레스테롤 함량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해 분당 재생병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에서도 쌀밥이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2017년 발간된 세계식량기구(FAO)의 보고서를 보면 성인 비만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이에 대처하는 사회 경제적 비용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는 국민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설탕이 많이 들어간 식품과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비만세를 도입하거나 운동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자국민의 식생활에 부합하는 건강 식단을 개발해 홍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벌이고 식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쌀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는 등 건강하고 간편하게 쌀을 섭취할 수 있는 여건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건강식의 대명사로 알려진 ‘지중해 식단’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무형유산이다. 한식이야말로 현대인에게 필요한 건강식의 총 집합체다. 한식의 식재료를 올바르게 평가해 우리 식생활에 적합한 비만 개선 식단을 개발하는 길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비만을 이기는 답은 결국 한식, 밥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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