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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의 최후 판단은 ‘뇌’가 한다
  •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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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음식의 ‘맛’이란 무엇일까. ‘맛있다’, ‘맛없다’에 대한 판단은 혀가 느낀다고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뇌에서 결정된다. 맛을 느끼는 것은 혀 외에도 코와 눈, 귀는 물론 함께 먹는 사람, 심지어 식당의 음악등 모든 감각과 자극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모여진 수많은 정보가 뇌로 보내지면 쌓여진 기억과 정보를 조합해 뇌가 판단을 내린다. 즉 맛은 입이 아닌 머리가 느끼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찰스 스펜스(Charles Spence) 심리학 교수가 “맛을 본다는 것은 뇌의 활동이다”라고 정의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실제 소믈리에가 와인 맛을 볼때 뇌 영상을 촬영하면 뇌가 상당히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처럼 맛을 음미한다는 것은 다양한 감각이 얽혀있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맛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미각외에 통각과 미각, 시각, 그리고 후각에 대해 살펴봤다. 


▶시각=‘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은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눈으로 보는 색감과 음식 모양은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음료와 외식업에도 ‘색(色)’을 잡아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나올 정도며, 매년 올해 유행할 음식의 색도 선정되고 있다. 기존에는 식욕을 높이는 빨간색이나 자연의 법칙을 그대로 이용한 색감을 많이 이용해왔다. 예를 들어 신선한 채소는 녹색, 고구마는 노란색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라색 고구마나 빨간색의 비트 채소, 파란색 음료, 청록색 등 식품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색감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흥미와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눈길을 끄는 색감과 아름다운 플레이팅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각=우리가 혀로 느끼는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그리고 감칠맛이다. 감칠맛은 가장 마지막으로 포함됐다. 지난 1908년 일본 도쿄대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가 다시마 수프의 특이한 맛 성분을 발견해 ‘우마미’라고 불렀으며, 이는 한 세기가 지나서야 ‘제 5의 맛’인 감칠맛으로 인정받게 된다.
하지만 이 5가지 미각 가운데 포함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매운 맛이다. 매운 ‘맛’이라고 표현되지만 사실은 통증이다. 5가지 맛은 혀에서 느끼지만 매운 맛은 통각으로 느낀다. 고추의 캡사이신이 신경을 자극하면 대뇌에서 신호를 받아 발생하는 얼얼한 통증인 것이다. 생리학적으로 매운맛은 통증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뇌에서는 고통을 완화하도록 엔도르핀과 같은 마약성 진통 물질이 나온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일시적인 기분을 느끼지만 실제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간다. 특히 한번 매운 맛에 중독되면 당 중독처럼 훨씬 더 매운맛을 찾게되며 이는 위와 심장에는 무리를 줄 수 있다. 


▶후각=최근 유명 중화요리사인 이연복 셰프가 후각을 상실해 요리를 포기할 뻔 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하지만 셰프에게 후각 상실은 치명적인 일이다. 우리는 400여조의 후각수용체 덕분에 1조 이상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만일 음식의 향이 사라진다면 이 세상의 음식 세계는 꽤 단조로워질 것이다. 코를 막은 뒤 콜라와 사이다를 마셨을경우 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도 후각때문이다. 음료 시장에서도 식품본연의 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향을 추가하는 등 ‘향’ 열풍이 불고 있다.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해 식음료 시장은 후각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노즈-캐칭’ 시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청각=맛있는 소리를 들으면 식욕이 상승하듯 청각 역시 맛에 영향을 미친다. 찰스 스펜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과일의 아삭거리는 소리, 감자칩의 바삭거리는 소리는 식욕을 15% 정도 상승시킨다. 반면 음식에 집중하지 못하고 외부 소리에 분산이 된다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심지어 과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미국의 연구도 있다. 음식을 더 맛있게, 그리고 포만감을 느끼며 적당량만 먹으려면 음식의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된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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