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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 셰프 영입 나선 특급 호텔들...왜?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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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셰프·레스토랑, 줄줄이 특급 호텔행
- 호텔과 셰프들의 윈윈 전략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특급 호텔과 스타 셰프들의 '컬래버레이션'이 시작됐다. 강민구 밍글스 셰프, 신창호 주옥 셰프, 이준 스와니예 셰프가 연이어 호텔로 향했다. 미쉐린가이드 서울 편에서 별을 받으며 업계가 주목한 젊은 '스타 셰프'들이다.

지난 8일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Banyan Tree Club & Spa Seoul)에 '페스타 바이 민구'(Festa by mingoo)가 문을 열었다. '페스타 바이 민구'는 미쉐린 2스타를 받은 밍글스의 강민구 오너 셰프가 수장이 된 레스토랑이다. 모던 한식을 선보이며 외식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왔던 강 셰프는 '페스타 바이 민구'에서 유러피안 스타일의 요리에 도전한다.

강민구 셰프는 "호텔에서 레스토랑을 하는 것은 큰 도전이자 변화"라며 "이 곳에선 그동안 해온 음식과는 다른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와 콘셉트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은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1개를 받은 주옥의 신창호 셰프와 손을 잡았다. 신창호 셰프는 계약기간이 끝나는 서울 청담동의 매장을 닫고, 더 플라자 호텔에 입점했다. 기존 청담동 매장보다 무려 4배나 커진 규모다.

신창호 셰프는 "매장 이전을 계획하며 녹음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가고 싶었는데, 창밖으로 서울시청과 덕수궁이 보이는 경관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며 더 플라자 호텔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더 플라자 호텔은 신창호 셰프를 비롯해 스와니예 이준 셰프가 운영하는 유러피안 다이닝 '디어 와일드', 박준우 셰프의 '더 라운지', 이영라 셰프의 '르 카바레 씨떼' 등을 입점, 외식업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 특급호텔의 '스타 셰프' 영입, 왜?

더 플라자 호텔에 입점한 주옥

호텔업계가 외부에 레스토랑의 운영을 맡기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었다. 기존엔 레스토랑이나 클럽을 임대하거나 외식업장을 컨설팅 하는 사례, 셰프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사례에 그쳤다.

이제는 달라졌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더 플라자 호텔을 비롯해 르 메르디앙 서울에 레스토랑 '허우'를 오픈한 후덕죽 셰프, 포시즌스 호텔에 모던 일식 레스토랑을 연 미쉐린 1스타의 아키라 백 셰프 등 호텔업계의 '스타 셰프' 러브콜은 최근 트렌드처럼 이어지고 있다.

호텔업계의 '결단'은 달라진 외식업계의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 과거 호텔 레스토랑은 미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공간이었다. 식재료 구매부터 메뉴 선정,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호텔만의 '픔격'있는 음식과 공간을 보여준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호텔 밖 '로드 레스토랑'(road restaurant·개별 레스토랑)은 호텔의 '최대 경쟁자'가 됐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과거 호텔은 셰프들을 양성해 스타로 키웠고, 그들이 외부로 나가 식당을 차려 주목받았는데,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 됐다"며 "호텔은 빠르게 변화하는 로드숍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 하며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호텔들은 스타 셰프를 영입해 젊고 트렌디한 감각의 미식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전통성'에 갇혀 '트렌드'에는 따라가지 못 한다는 약점도 지우겠다는 각오다.

더 플라자 호텔을 운영하는 한화 호텔 앤 리조트 관계자는 "더 플라자 호텔은 접근성이 좋고 전통성은 강하지만, 한 자리에 오래 있었던 만큼 올드해보인다는 점도 부각됐다"며 "젊은 스타 셰프들을 통해 트렌디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바꿔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반얀트리 관계자 역시 "페스타 바이 민구를 통해 20~30대 고객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하고 힙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젊고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공간과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스타 셰프의 영입에는 점차 늘고 있는 외국인 고객을 겨냥하려는 전략도 담겨있다. 한화 호텔 앤 리조트 관계자는 "'로컬 호텔'로서 보다 한국적인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한식 레스토랑을 가져가야 겠다는 방향성이 있었다"며 "자체적으로 한식당을 운영해 자리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니 잘 하는 사람에게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주옥'처럼 미쉐린가이드에 오른 스타 레스토랑은 외국인 고객이 색다른 한식을 경험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 호텔이 달라졌다…스타 셰프에게 모든 것을 맞춘다

신창호, 이준, 박준우, 이영라 셰프(왼쪽부터)[더 플라자 제공]

일대 변신을 위해 호텔에선 기존에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스타 셰프들을 모시고 있다. 지금까진 호텔에서 재료 선정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관여했으나, 스타 셰프들의 레스토랑에선 모든 권한이 셰프에게 주어졌다.

신 셰프는 "주옥의 강점은 농장을 직접 다니며 고르는 제철 식재료로 맛을 낸 요리인데, 호텔 구매팀을 통한다면 우리의 강점이 사라져 우려가 됐었다"며 "그런데 호텔 측에서 100%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줘 이전과 똑같이 식재료를 선정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역시 강민구 셰프가 추구하는 요리를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얀트리 관계자 역시 "셰프가 원하는 대로 초국적, 무국적의 음식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페스타 바이 민구"라며 "강 셰프에게 모든 권한을 100% 부여했다"고 귀띔했다.

호텔과의 만남은 셰프들의 입장에서도 '윈윈 전략'이다. 로드숍 운영의 재정적 어려움도 호텔 안에서 해결할 수 있고,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반얀트리 호텔 '페스타 바이 민구'

강민구 셰프는 "생계형 파인다이닝을 운영하다 보니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료 선정, 인력 구성, 메뉴 구성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호텔에서 이러한 부분을 서포트해줘 로드의 장점과 호텔의 장점이 잘 융합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로드샵보다 고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도 셰프들의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더 플라자 호텔 관계자는 "호텔만큼 외국인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자신이 만든 음식을 더 많은 외국 고객에게 펼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셰프들의 입장에선 장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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