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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대야로 잠 설친다면…낮에 햇볕 보고 몸 움직여야 ‘꿀잠’
  • 2019.08.02.
-기온 높으면 뇌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 못해
-침실 온도 지나치게 낮추면 오히려 더 못 자
-낮 햇볕 쬐고 적당한 활동으로 약간 피곤하게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직장인 오모(45)씨는 며칠 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다. 몇 주 째 장마와 폭염이 오락가락하면서 밤잠을 설치고 있는데 특히 최근 며칠 사이에는 열대야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낸 것 같다. 당연히 일하는데도 지장이 왔고 어제는 운전을 하다 깜빡 졸기도 하는 상황까지 왔다.

며칠 째 이어지는 찜통더위로 밤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열대야로 인해 수면에 질이 떨어지게 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덥더라도 실내에만 있지 말고 낮에는 햇볕을 쬐고 적당히 몸을 움직여 몸을 약간 피로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열대야는 전날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섭씨 25℃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적절한 수면 온도가 18~20℃인 것을 감안하면 열대야에 해당되는 25℃는 매우 높은 기온이다.

한밤 중 실내온도가 28℃를 넘으면 체온과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겨 잠을 자기 어려워진다.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곤 한다.

숙면을 하려면 뇌가 밤이 왔다는 신호를 인식하고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야 한다. 하지만 열대야로 인해 한밤중에도 한낮과 비슷한 섭씨 27~28℃를 오르내리면서 뇌의 시상하부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을 하지 못해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장애클리닉 교수는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이 계속되면 집중력 저하, 졸음 등으로 다음 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줘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각종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덥다고 온도를 너무 낮추는 것은 좋지 않다. 차가운 공기와 건조함이 몸의 생체 균형을 깨뜨리면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한 또 다른 형태의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여름철 침실 실내 온도는 25∼26℃, 습도는 50%가 적당하다.

수면 환경도 중요하다. 야간에는 주변 환경을 어둡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조명의 조도를 낮추고 색온도가 낮은 오렌지색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침실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 교수는 “특히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하거나 TV 등을 시청하면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뇌가 각성 상태(잠이 안 오는 상태)를 유지해 잠을 더 쫓게 만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지 않은 아침에는 햇볕을 보고 활동량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편안한 숙면을 위해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불면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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