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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장에 드러눕고 ‘대통령 비난’피켓 들고…‘육탄시위’의사들
  • 2019.08.02.
의료 포커스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급여화 반발
의사협회 ‘文케어 저지’ 릴레이 단식투쟁
건강보험 급여화에 ‘밥줄’사활 걸고 저지

지난달 30일 건강보함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제43회 심평포럼’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의사회원들이 단상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연합]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지난 6월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회가 열린 서울 서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건강보험종합계획 철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삭발하고 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연합]

지난달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지하대강당.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 논의를 주제로 ‘2019년 제43회 심평포럼’이 열렸다. 하지만 토론자로 초청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토론이 진행되는 2시간동안 단상에 드러눕고 의사회원들이 단상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채 “문재인이 우리 아이들을 죽인다” 등 플랭카드를 들고 기습항의를 하면서 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이 이런 기습시위를 벌인 이유는 ‘인플루엔자 간이검사’의 급여화를 중단하라는 것. 상대적으로 소아청소년이 많이 발병하고 독감 검사 대부분이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도 상당수가 소아청소년과여서 건강급여를 시행할 경우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이 망한다는 논리이다. 토론에 참석한 대부분의 의료계 패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급여수가를 예상해보면 1만3000원 정도가 나오는데 이는 현재의 관행수가에 훨씬 못미쳐 시기상조인 정책이다”라고 주장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은 “지난 2016년에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복합백신 도입과 관련, 소아청소년과 발전협의체에서 손실보전을 얼마든지 해주겠다고 했지만 하지 않았고 이번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급여화에 따른 손실도 보상해주겠다고 하지만 그 약속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기본적으로 병원을 유지할 수가 없고 내년 12월 31일까지 소아청소년과 폐과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간이검사’는 현재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심평포럼에서는 심사평가연구소 김소희 부연구위원이 발제자로 나서 그동안 검토해 온 급여적정성 평가 결과, 빠른 격리 및 검사 정확성이 기술개발로 높아지고 있는 점, 항생제 투여 감소에 기여한다는 점, 일선 의료기관의 관행수가가 2만 5000원에서 3만 5000원 수준이지만 해외에서는 1만 5000원 수준으로 급여화 됐다는 점을 빌어 급여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도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급여화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의료계 손실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료계에서 각종 질환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보험 급여화’는 ‘국민건강’을 염려하는 순수한 의도도 있지만 생존권을 위해 사활을 걸고 저지시켜야하는 일종의 ‘사명’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사협회와 전문의단체의 장으로 출마한 인사들은 자해나, 분신시도까지 불사하는 ‘투사형’ 인사들이 선출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올해 대통령주치의를 ‘양방’의사로 표현한 청와대 이정도 총무비서관을 형사고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이 심평원에서 열린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 관련 설명회’에서 ‘하지정맥류 레이저치료 급여화 추진’을 반대하면서 역시 단상에 드러누워 항의했다.

현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지난 2016년 의료혁신투쟁위원회 상임대표 시절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 도중 발언권 요구가 묵살되자 당시 추무진 집행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의협 회장 관용차 앞에 드러누웠다.

이후에도 최 회장은 화형식, 상복 1인 시위 등 각종 퍼포먼스를 하며 의협회장 선거에서 “가장 투사적인 후보”라는 이미지를 얻으며 지난해 제 40대 의협회장에 당선됐다.

한편 의사협회는 지난 7월초부터 집행부가 ‘문재인 케어 저지’를 모토로 릴레이 단식투쟁도 이어가고 있다. 의사협회는 9월에는 전면적인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조직강화와 여론몰이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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