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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가짜 성게 알 개발…‘대체 해산물’ 경쟁
  • 2019.08.22.

[리얼푸드=민상식 기자]성게 알(우니)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재료 중 하나다. 초밥을 비롯해 물회, 우동, 라멘, 덮밥 등 각종 요리에 사용된다.

미식가들은 신선한 바다 향을 느끼기 위해 성게 알을 찾는다. 최고 품질의 성게 알은 단단한 듯하면서도 혀에 닿으면 크림같이 녹는다. 홋카이도에서 나는 최상품 성게 알은 100g에 5000엔(약 5만6000원)을 넘을 정도로 고급 음식으로 통한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우니의 80%를 소비하는 일본에서는 최근 가짜 성게알이 개발됐다.

미국 블룸버그의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식품업체 후지오일(Fuji Oil)은 식물성 기름과 콩을 원료로 세계 최초로 가짜 우니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성게알이 들어가는 초밥이나 파스타, 빵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가짜 성게알 [후지오일 제공]

이와이코스모 증권의 노리카즈 시미즈 분석가는 “최고급 식당들이 후지오일 가짜 성게알의 새로운 고객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롯폰기 대표 이자카야인 곤파치의 초밥 요리사인 유키 하가는 가짜 우니에 대해 “먼저 맛을 봐야 하겠지만, 재료로 쓸지 고려해보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후지오일은 이미 식물성 참치를 비롯해 식물성 고기·우유·버터까지 제조하고 있다.

가짜 우니는 향후 수산물 고갈에 대비해 개발됐다. 최근 해양 생태계 파괴로 어획량이 급감해 ‘대체 해산물’ 수요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어획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수산물의 90%가 고갈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식당들은 결국 대체 해산물을 메뉴에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식물성 식품은 다가오는 전 세계 식량위기를 해결할 답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산물 소비가 많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대체 해산물 개발이 한창이다. 홍콩 최초의 세포배양 해산물 스타트업 ‘어반트 미트’(Avant Meats)는 수개월 내 실험실에서 만든 생선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의 ‘시옥 미트’(Shiok Meats)도 세포를 활용한 해산물을 개발 중이다. 첫 제품은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만든 새우 만두다.

세포 배양 새우 만두 [시옥미트 제공]

지난해 미국에서는 가짜 고기·해산물 등 식물성 식품 소매 판매 규모가 전년 대비 20% 늘어나 33억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2026년까지 이런 시장 규모가 2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 제조사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도 ‘식물성 생선’ 제조에 뛰어들었다. 임파서블 푸즈 연구팀은 최근 콩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 ‘멸치 맛 수프’를 완성했다. 이 식물성 수프는 파에야(쌀과 채소에 해산물이나 고기를 얹어 찌는 요리)와 시저 샐러드 드레싱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미 건강 식재료로 자리 잡은 해산물을 ‘가짜 생선’이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에 팻 브라운(Pat Brown) 임파서블 푸즈 최고경영자(CEO)는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다에서 수확한 생선보다 더 맛있는 식물성 생선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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