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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장수(有病長壽)? 퇴행성 ‘척추관협착증’, 연간 175만 명… 치료법은?
  • 2019.10.23.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유병장수(有病長壽)’. 기대 수명은 크게 높아졌지만 질병에 의해 아픈 상태로 장수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생명까지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질환들로 노년기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퇴행성 척추질환이 있다. 그 중에서도 척추관협착증은 매년 눈에 띄게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연간 175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10만 명이 증가했고, 2010년과 비교했을 때 80만 명 이상 급증하며 중·노년층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령별 비율을 살펴보면 70대가 가장 많고, 60대, 80대, 50대 순으로 많았다. 척추관협착증은 60대 이상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다보니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40~50대 환자도 40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많아 안심하기를 이르다. 성별로 따져봤을 땐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많았다. 갱년기 이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근·골격계가 약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퇴행성 척추질환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는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질병이 발병하는 것이므로 발병 전의 건강한 척추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단 발병하면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최대한 제거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여 진행 및 재발을 막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허리통증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특히 엉덩이와 항문 쪽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다리 근력도 점차 약해져 다리가 가늘어지고 감각도 저하된다. 날이 춥거나 많이 활동했을 때 통증이 심해져 오래 걷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척추관의 압박이 다소 줄어들어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환자들 중 대부분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생활한다.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병원장은 “허리가 장기간 아파서 숙이고 다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제때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척추가 굽은 채로 변형되면서 척추불안정증, 허리디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신체 장기가 눌리거나 쏠려 무리가 올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병원장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보존적 치료부터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주사치료, 휴식, 도수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받게 된다. 특히 중·노년층의 경우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가 약화되면서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대강화주사, 운동치료, 교정치료 등을 병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2~3개월 정도 보존적인 요법을 시행하고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경막외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경막외 유착박리술) 등 비수술적 요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 중 풍선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 치료법으로 심장수술에 활용되는 풍선확장술과 원리가 같다. 풍선 기능이 탑재된 특수 카테터를 꼬리뼈를 따라 척추관으로 삽입하여 협착 된 부위를 넓혀주고 염증, 신경부종 등을 치료하는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시술법이다. 수술처럼 절개를 크게 하지 않고, 1mm 전후의 캍테터 삽입을 위한 최소한의 절개만을 필요로 하여 환자들의 치료부담 및 마취부담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실시간 영상장치를 통해 약물이 정상적으로 주입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 시술시간이 짧고, 안전성도 비교적 높다.

그러나 척추의 메인관인 척추관뿐 아니라 척추관에서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신경공(추간공)까지 협착된 경우나 증상이 재발된 경우에는 기존의 풍선확장술로도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이 때는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신경공을 압박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인대조직, 뼈, 염증물질, 손상된 수핵 등을 직접 제거하여 공간을 확보하고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으로 중증 이상의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절개범위가 매우 좁고, 시술시간이 짧으며, 마취에 대한 부담이 낮아 70~80대 고령의 환자, 당뇨·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도일 병원장은 “허리통증이 심한데도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대소변 장애, 하반신 마비를 겪는 환자로 전체 중 극히 일부다. 대부분은 주사요법, 운동치료, 도수치료, 비수술적 요법 등으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한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잘 받더라도 자세습관, 식습관 등을 적절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 재발될 경우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렵고 치료 예후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주치의를 통해 정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하고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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