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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은 왜 코로나 ‘항바이러스제’에 우엉을 사용했을까
  • 2020.03.17.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것은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에 북한은 코로나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우엉을 활용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활용중이다. 수많은 식재료 가운데 북한이 우엉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염증 세포 억제하는 우엉=북한 선전매체 ‘서광’은 지난 2월 “조선(북한)의 약물 생산 단위들이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긴급조치의 하나로 ‘우웡(우엉) 항비루스 물약’ 의 대량 생산에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엉 항비루스 물약’은 한의학적 방법으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이다. 서광은 “우웡 물약이 과거에 홍역이나 돌림감기 등 바이러스성 전염병 예방에 효과를 보였다”며 “치료 효율이 90% 이상에 달하고 치료 기일이 짧으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우엉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닌 예방 대책의 차원으로만 활용이 가능하다. 북한이 흔히 볼 수 있는 우엉을 활용한 이유는 뛰어난 감염 예방 효과때문이다. 우엉은 수세기 동안 중국이나 국내에서 전통 의학의 약재로 사용됐으며, 감기는 물론 인후통이나 기타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 약처럼 먹어왔다. 관련 연구들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자원식물학회지에 실린 국내 연구(2012)에 따르면 우엉 추출물이 알러지 및 아토피 피부염 질환을 악화시키는 염증세포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프리스트 대학에서는 우엉이 요로 감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2015) 결과가 나왔다.

▶장 내 미생물 돕는 이눌린 풍부=감염 예방으로 우엉이 주목받는 것은 장 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면역세포의 대부분은 장에 있기 때문에 장내 유익한 미생물을 돕는 성분은 면역력 관리에 필수이다. 우엉의 뿌리는 당질의 절반 가까이가 이눌린(inul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로 구성돼있다. 이는 인체에 흡수돼 프락토올리고당으로 분해되며 장내 유익균을 크게 활성화한다.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에 실린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2017)에 따르면 이눌린이 포함된 먹이를 제공받은 쥐의 장에서 비피도박테리아가 늘어나 장내 세포층이 두터워지며 장 활동이 활발해졌다. 연구진은 일주일이 지나자 나쁜 장내 미생물이 급격히 많아졌으며, 다시 이눌린 먹이를 제공하자 파괴된 점막층이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앤드류 그웨르츠 미국 조지아주립대 생물의학과학연구소에서도 “이눌린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이를 활용하는 박테리아가 늘어나고 ‘인터루킨-22’이란 단백질 분비량이 늘면서 장의 상피세포가 회복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눌린 외에도 우엉의 무기는 또 있다. 우엉을 잘랐을 때 끈적거리는 리그닌 성분이다. 불용성 식이섬유인 리그닌은 병원체 증식 차단 및 감염, 상처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카페산, 클로로겐산, 탄닌 등의 페놀성 화합물도 풍부해 독소 배출이나 염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실제 우엉뿌리추출물의 항염증 효과가 보고된 국내 연구도 있다. 한국자원식물학회지(2012)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우엉추출물이 ICAM-1(염증반응을 유발하고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나타낸다고 알려진 세포부착분자)를 억제해 항염증효과를 나타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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