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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열 기자의 생생건강] "코로나19로 학교가기 두려워하는 우리 아이, 신학기적응 어떻게?"
  • 2020.05.02.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시에는 아이들도 어른처럼 불안, 공포, 건강염려증, 우울과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하고 특징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손가락을 빨거나 공격성을 보이고, 감염병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어린들이 하는 이야기를 옆에서 듣거나, 핸드폰으로 소식을 접하며 이를 공유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기도 한다. 불안해하는 아이를 위해서는 주변의 어른들이 이러한 스트레스반응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본인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될 때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자녀와 함께 믿을만한 자료를 찾아보며 공감하는 대화를 나눠라=최근 감염병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 이유를 묻고, 공포나 걱정 혹은 잘못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궁금한 질문에는 답을 해주는 것이 좋다. 정확한 답을 몰라도 대답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믿을만한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고 함께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질문을 성실하게 들어주고 공감하는 태도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과한 언론 노출은 불안을 키울 수 있다=감염병과 관련해 반복적인 언론노출과 SNS를 통한 부정확한 정보 공유로 불안이 커질 수 있으며, 학업이나 교우관계도 어려워질 수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퍼지는 유언비어에 대해 올바른 정보로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뉴스를 함께 보며 뉴스 내용을 같이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공포를 부추기는 유언비어를 구분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부모가 직접 보여주는 게 좋다=코로나19와 같이 비말로 전파되는 감염병 예방의 가장 첫 번째 수칙은 단연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다. 아이들에게도 이를 철저히 교육하는게 좋다. 단순히 말로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손 씻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스크 착용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면서 아이들이 잘 따라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서 만질 수 있는 손잡이, 화장실 수도꼭지나 변기 등에도 세균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학교에서도 수시로 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알려줘야 한다.

새 학기는 아동은 물론 부모와 교사까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여서 소아청소년 정신과 질환이 악화되거나 발병하기 쉬운 시기이다. 따라서 미리 변화될 환경을 예상하여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산만한 우리아이, 등교해도 그럴까봐 걱정돼요=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산만함’ 이다. 학교와 같이 조직화된 생활이 필요한 환경에서 더욱 드러나기 때문이다. 산만함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성일 수 있다. 약간의 산만함을 병적인 문제로 받아들여 지적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피해를 줄 정도로 산만한 아이를 ‘크면 나아지겠지’ 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는 치료할 적기를 놓칠 수도 있으니 주의해서 관찰하자. 산만한 아이는 ADHD이거나 불안과 우울이 높은 아이일 수 있다. 적기에 치료해야 아이들의 산만함이 학습장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수업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수업 중 요구되는 학습 과제에 주의집중력을 유지하고 적절한 반응을 보여야 하므로, 주의력이 부족한 ADHD 아동들은 분명히 다른 아동들과 구분되어서 눈에 띄게 되고, 학업수행능력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또한 학교에 등교하게 되면 또래 관계도 복잡해지므로 대인관계에서 자기중심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이 더 잘 나타나게 되며, 과제를 수행하거나 규칙을 따르는 능력과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아동들은 지적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된다. ADHD 아동들은 이런 지적에 행동이나 자세를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ADHD에는 학습 문제나 또래 관계 문제, 행동 문제가 자주 동반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나이가 먹으면 좋아지겠지”와 같은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불안과 우울=아이의 불안과 우울은 부모의 성향이나 정서적 환경을 이어받았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건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감정기복으로 인해 부모가 자주 화를 내거나, 부부싸움이 잦거나. 사고나 재해로 인한 공포의 순간을 경험하거나, 애착의 문제가 있으면 아이를 불안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부모가 자신의 불안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거나 아이를 다그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불안하고 우울한 아이는 안절부절 못하고 산만하게 보일 수 있으며, 집단 활동에 참여할 때에도 두려움이 많다.

▷학습문제=학습문제는 크게 세 가지 원인에 의해서 비롯된다. 낮은 지능이나 집중력 부족과 같은 인지능력의 부족, 우울증 및 부적응과 같은 심리 환경적 원인,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학습과 직결되는 특정 뇌기능의 장해가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학습문제는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거나 요구되는 학습 수준이나 양이 증가하는 새 학기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부모나 주위 어른들은 아동의 학습문제가 어떤 원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동의 인지적인 능력 수준은 어떤 상태인지를 잘 파악해서 개별적, 체계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며 아이들을 다그치기는 것은 증상을 심각하게 할 우려가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기 시작했어요= 눈을 깜빡거리거나 어깨나 목을 움직이는 행동, “킁킁”하는 소리나 목을 가다듬는 소리가 갑자기 불수의적으로 나타날 때, ‘틱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당 부분의 틱은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으나, 증상이 심하여 당사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다른 사람에게 잦은 눈총과 지적을 받을 정도가 되면 소아정신과를 방문해야 한다.

이런 행동은 컴퓨터에 빠져 흥분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많은 진학 초기에 흔히 틱이 악화된다. 특징은 지적을 받게 되면 더 악화되는 특성이 있는데, 학생의 특성을 모르는 새 학년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틱을 지적하게 되어 증상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심한 경우 간단한 약물치료를 통해 상당한 호전을 보일 수 있으므로 소아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기를 바란다.

▶새학기 등교 후엔 학업보다 환경 적응이 먼저=새 학기는 아동은 물론 부모와 교사까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여서 소아청소년 정신과 질환이 악화되거나 발병하기 쉬운 시기이다. 따라서 미리 변화될 환경을 예상하여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너무 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천천히 적응하려는 넉넉한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학습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먼저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알아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려는 태도가 좋다. 만약 자녀가 전 학기와는 달리 어떤 새로운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이 의심되면, 주저하지 말고 소아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전문가의 평가와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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