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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안 헐고 눈 충혈, 단지 피곤해서?…‘베체트 포도막염’ 의심
  • 2020.05.25.
베체트 포도막염 방치하면 시력 잃을 수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입 안이 헐고 눈이 충혈되면 피곤이 쌓여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자주 나타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다른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베체트병’은 구강·외음부의 궤양이나 눈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염증성 혈관염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면역학적 요인 등이 관여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체트병은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특히 구강 궤양은 환자의 약 95~100%에서 나타날 정도로 가장 흔한 증상이다. 외음부 궤양이나 안구 병변, 구진 농포성 발진 등 피부 병변도 구강 궤양과 함께 흔히 나타난다. 주로 20~30대의 젊은 연령에서 발병하며 국내 유병률은 10만명 당 30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염증은 관절이나 위장, 폐, 심장, 신장, 혈관, 신경 등 혈관이 지나가는 곳으로 침범해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눈에 염증이 침범해 나타나는 ‘베체트 포도막염’은 환자 중 약 70%가 발생하며 젊은 남성일수록 취약하다.

포도막염은 눈 속의 홍채와 모양체, 맥락막 등 안구 내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베체트 합병증 중에서도 가장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충혈, 안구 동통, 눈에 무언가가 떠다니는 느낌, 혹은 시야에 뿌옇게 안개 낀 듯한 시력 감퇴 등이다.

초기에는 한쪽 눈에만 오기도 하는데 대개는 양쪽 눈을 오가면서 안구 전체에 염증이 나타난다. 문제는 배체트 환자의 포도막염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안구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켜 결국 실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안 병변이 있는 환자 중 약 25%가 최종적으로 시력을 잃게 되고, 증상 발생 이후 평균 3.36년 후 시력을 상실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베체트 포도막염과 같은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점안약, 안구 주사, 경구제 등을 투약해 염증을 줄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우선적인 치료 방법이다. 다만 스테로이드는 효과는 좋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백내장, 녹내장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를 투여해도 염증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면역억제제나 항 TNF 억제제 등의 생물학적제제를 투약할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부상한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물질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안과학회(AAO)는 생물학적제제를 배체트 포도막염의 1차 면역억제제로 권고된 바 있다.

한정원 한세성모안과 원장은 “비감염성 포도막염 중에서도 특히 베체트 포도막염은 재발을 반복하면서 안구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고, 실명할 확률이 매우 높아 초기부터 생물학적제제 등의 사용이 요구된다”며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실명을 막을 수 있는 만큼 궤양과 안구의 불편함이 자주 동반되는 등 유사한 증상이 있으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안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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