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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코로나 장기화 대비’ 코로나에 위험한 대사증후군, 식단으로 잡는다
  • 2020.09.01.
-비만, 코로나 사망률 높인다는 경고 이어져
-코로나 장기화 대비, 비만 포함한 대사증후군 예방부터
-혈당을 낮추는 식단으로 일상에서 관리 필요
-전문가, 식이섬유 풍부한 채소ㆍ단백질ㆍ통곡물 권장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얼마전 영국 런던 템스강변에서 땀 흘리며 달리기를 하는 한 남성의 모습이 전 세계로 보도됐다. 살 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 덩치 큰 남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코로나19)을 확진받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다. 중환자실에서 생사기로에 놓였던 그는 퇴원후에야 뒤늦은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자신이 과체중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살을 빼는 건 코로나19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비만을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체중관리를 위해 운동하는 모습 [사진=영국 방송 캡처]

그의 경험처럼 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이 코로나19에 치명적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비만인에게는 효과가 덜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서 희망적인 일이다. 바로 운동과 함께 일상 식단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일이다.

 

▶“비만, 코로나19 입원 확률 113%, 사망률 48% 증가”=현재 영국 정부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캠페인 정도로만 알리는 이전과는 다르다. 코로나19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엄중한 선포이다. 광고 규제로 ‘정크푸드 때리기’부터 나선 정부의 결단은 영국 공중보건기구(PHE)의 연구 발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PHE는 체질량지수(BMI)가 30~35(비만 해당)인 경우 코로나 사망 위험이 건강한 체중을 지닌 사람보다 40% 증가했으며, 40 이상이면 90% 높아졌다고 밝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구에서도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코로나19 입원과 사망 위험이 훨씬 높았다.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경우 입원 확률이 113%, 집중치료 확률이 74%, 사망률이 4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부분의 비만은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고혈압·고혈당·‘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혈중수치 표준 이하·중성지방 과다’라는 5가지 증상중 3가지 이상이 해당하는 경우로 심혈관질환, 당뇨병등의 위험이 크다. 최근에는 대사증후군과 코로나와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도 발표됐다. 미국 당뇨병학회 학술지 최신호에서 미국 툴레인대학 연구진은 코로나 환자 2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대사증후군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일 확률이 높고, 일반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3배나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몸 속의 지방세포가 염증을 유발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이유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사증후군, 식단으로 잡는다=대사증후군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걸리거나 어쩐지 ‘남일’ 같아 보이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2000~2018년)자료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1명(2018년 기준)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주요 원인은 운동 부족, 그리고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즉 운동과 매일 먹는 한 끼를 조금만 신경쓰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남기선 풀무원녹즙 PDM사업부장이자 영양학 박사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활동량은 줄어든 대신 정크푸드를 많이 먹게 되면서 대사증후군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예방하는 영양균형의 식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대사증후군의 핵심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심각한 문제는 인슐린저항성에 의해 생긴 대사증후군이 다시 인슐린저항성을 악화시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는 점이다. 인슐린저항성이 되면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인슐린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포도당은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핏속에 머무르면서 만성적인 고혈당을 만들고, 이는 다른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정인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핏속에 혈당이 많아지면 제2형 당뇨병뿐 아니라 지질대사 이상을 일으켜 중성지방을 올리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떨어뜨리며 고혈압을 발생시킨다. 이 모든 증상이 있는 상태가 바로 대사증후군”이라고 설명했다.

정인경 교수는 이를 막기 위한 관리법으로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 위주로 먹어야 한다”며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권장했다. 현미·보리·귀리·통밀 등의 통곡물과 채소·과일, 그리고 콩 등이 해당된다. 또한 동일한 ‘당’이라도 채소 반찬이나 좋은 지방이 들어간 단백질 식품과 같이 먹으면 빠른 혈당의 상승을 막을 수 있다. 반면 쌀밥이나 파스타, 국수처럼 흰 밀가루 음식을 먹은 후 달콤한 커피나 케이크·쿠키등의 디저트를 먹는 식습관은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최악의 식습관이다. 건강해보이는 과일이라도 당이 첨가된 과일주스나 설탕을 뿌린 건과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영양학회 학회지(2012)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혈당 지수가 가장 높은 대표 식품에는 ▷쌀밥(92) ▷감자튀김(85) ▷피자(80) 등이 있으며, 중혈당 지수에 속하는 식품으로는 ▷팝콘·흰식빵(65) ▷햄버거(66) ▷칼국수·핫도그(62) 등이 있다.

대사증후군 예방하는 한 끼 영양식단의 예 ‘현미밥+낫토양념장’[사진='대사증후군 잡는 2.1.1 식단']

▶한 접시에 ‘채소·단백질·통곡물’을 2·1·1로 =권장사항이 다소 복잡하다고 느껴진다면 ‘2·1·1 식단’을 기억하면 쉽다. 남기선 박사는 저서 ‘대사증후군 잡는 2·1·1 식단’에서 가장 쉽게 건강 식단을 실행할 수 있는 비법으로 이 규칙을 권장했다. 한 끼에 먹는 음식을 한 접시에 차린다고 여기면 된다. 먼저 접시의 반(1/2)을 다양한 채소로 풍부하게 올려놓는다. 이후 반의 반(1/4)은 단백질 식품, 남은 반(1/4)는 통곡물로 채운다. 즉 채소·단백질·통곡물의 비율을 2대 1대 1로 맞추면 완성이다. 채소는 살짝 익힌 채소나 생채소등으로 150~200g정도를 섭취하고, 단백질은 콩, 두부, 달걀, 기름이 적은 육류등으로 100g을 먹는다. 통곡물은 2/3공기 (100~140g) 정도면 된다. 이 접시의 총 열량은 500 칼로리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사증후군 예방하는 한 끼 식단 ‘채소듬뿍 간단비빕밥’ (좌), ‘미나리 새우 비빔밥’(우) [사진='대사증후군 잡는 2.1.1 식단']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렇게 차린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다’는 중요한 규칙이 남았다.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고 소화를 돕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조리법도 달라져야 한다. 날 것이나 살짝만 익혀서 조리하는 것이 죽처럼 푹 끓이는 것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방법이다. 특히 채소의 경우 껍질째 조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식물의 껍질은 식이섬유와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게 담겨있는 ‘영양 덩어리’이며 입안에서 껍질을 씹는 과정을 통해서도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다. 남기선 박사는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식단은 열량 범위 내에서 정제 탄수화물의 비율을 줄이고 영양 균형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과식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필요량만큼 먹는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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