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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능력은 어느정도?
  •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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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브로콜리는 가장 우수한 항암효과로 유명하다. 각종 암 질환 예방에 면역력은 기본, 폐 질환이나 심장질환, 노화억제, 항염증, 뇌 질환 등에서도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연구들이 수두룩하다. 이쯤되면 어딘가에서는 소위 약장수들이 말하는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언급될지도 모른다. 

물론 과장된 표현이지만 그만큼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한 만큼 식이섬유와 각종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물질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 비타민C의 경우, 브로콜리 100g에는 레몬보다 2배 가량(98㎎) 많은 양이 들어있어 두 세 송이면 하루 권장량(100㎎)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브로콜리의 유명세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단연 설포라판(sulforaphane) 성분이다. 설포라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질환으로는 암이나, 당뇨, 피부 보호,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치매, 자폐증 등으로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선정 “가장 강력한 항암효과”

브로콜리는 암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함암예방 식품 1위로 꼽은 바 있다. 명실상부 최고의 항암예방 식품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브로콜리는 각종 암 예방 식단에 포함되기 시작됐다. 바로 브로콜리에 든 설포라판(sulforaphane) 물질이 대표적인 발암 억제 성분인 것이다. 이는 브로콜리가 속하는 십자화과 채소(양배추, 콜리플라워등)에 많이 들어있는데, 그 중에서도 브로콜리는 으뜸이다. 특히 새싹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함유량은 다른 십자화과 채소보다 최소 10배 더 많다. 브로콜리를 ‘천연 항암제’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오타고 의과대학 연구팀은 ‘미국 암 연구협회 저널’(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을 통해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들이 “웬만한 항암제보다 더 강력한 항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유경 한국임상영양학회 암특별위원회장도 대한소화기암학회에서 “감자·고구마와 같은 뿌리채소보다 십자화과 채소의 항암 효과가 더 높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치매 일으키는 성분 제거”

설포라판은 ‘100세 시대’ 가장 두려운 치매 예방 식품에서도 언급된다.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뉴트리션 & 푸드 리서치’(2018)에 실린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이기원 교수와 김지영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쥐 실험결과, 설포라판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제거와 기억력 손상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식습관처럼 생활습관을 통한 질병 예방이 치료보다 강조돼야 한다”며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채소를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식사나 간식에 자주 넣어먹으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진은 브로콜리의 설포라판이 뇌 속 비정상적인 화학물질의 균형을 맞춰 정신적 안정을 가져오기 때문에 조현병(정신분열증) 증상의 완화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JAMA 정신의학’(2019)에 발표했다.

염증과 잘 싸우는 능력

설포라판은 면역세포를 도와 병을 유발하는 염증을 막아내기도 한다. 염증과 ‘잘 싸우는’ 브로콜리의 능력은 국내 연구진이 규명해 냈다. 국제학술지 ‘면역학저널’(Journal of Immunology, 2009)에 실린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 이주영 교수 연구에 따르면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킨 실험용 생쥐에 설포라판을 먹이자 염증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포라판이 염증을 일으키는 ‘톨-라 리셉터’ 활성을 억제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2008)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브로콜리에 함유된 성분이 염증 반응을 막아 노화에 따라 감소되는 인체 면역력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끓이지 말고, 5분간 쪄서 고추냉이·겨자와 드세요

브로콜리의 항암 능력이 유명해지자 이를 극대화하는 조리법까지 대학교 연구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브로콜리를 보통 물에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지만 브로콜리의 '베타카로틴' 은 초고추장에 든 식초처럼 산성 성분과 만나면 쉽게 파괴된다. 또한 물에 끓이는 것보다 5분간 쪄서 먹는 것이 브로콜리의 항암능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국제학술지 ‘영국 영양학 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2011)에 실린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 영양학과 연구에 따르면 설포라판 성분은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이 효소의 파괴를 최소화하려면 5분 정도 쪄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브로콜리를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끓는 물에 가열하자 이 효소의 대부분이 파괴됐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제프리 교수는 “브로콜리를 단시간에 쪄 먹는 것 말고도 고추냉이(와사비)나 겨자와 함께 먹으면 매운 맛이 강해지는데 이것은 항암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고추냉이나 겨자의 ‘시니그린’ 성분이 브로콜리의 ‘미로시나아제’ 효소를 강화시킨다는 뜻이다. 이는 영국 레딩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2013)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다만 브로콜리를 한 꺼번에 다량 먹으면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수 있다. 제프리 교수는 “적절량을 꾸준히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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