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프라이 [123RF]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노년 여성이 계란을 먹으면, 일부 인지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다만, 이런 효과가 남성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 연구진이 계란 섭취가 노인들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계란을 먹는 것이 여성의 인지 기능, 특히 의미기억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영양소’( Nutrients)에 게재됐다.
의미기억은 일반적인 ‘지식’ 관련 기억 외에 동물 이름, 숫자 등 단순한 사실이나 개념 등에 대한 기억을 가리킨다.
또 계란은 식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긴 하지만, 남녀 모두에 해로운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거주하는 중상층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란쵸 베르나르도 연구’의 자료를 활용해, 계란 섭취와 인지기능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1988~1991년·1992~1996년 진행한 인지 평가와 계란 섭취량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분석 대상은 55세 이하와 뇌졸중을 겪은 참가자 등을 제외한 890명(여성 533명·남성 357명)이었으며, 남성 70.1세, 여성 71.5세였다.
연구진은 질문지를 통해 계란 섭취량을 기록하고, 참가자들의 식단, 생활 습관, 의학적 병력 등을 고려했다. 또 나이와 교육 수준·생활 습관· 영양 섭취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정했다.
그 결과, 계란 섭취가 남성과 여성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당 계란 섭취량이 더 많은 여성은 평균 4년 간 언어 유창성 감소폭이 더 작았다. 특히, 계란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크지는 않지만 유창성 점수 저하가 유의미하게 적었다.
예컨데, 동물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는 능력을 더 잘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란의 섭취 여부가 남성의 인지기능 저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계란 섭취와 남성의 인지 기능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다른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4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관찰 기간, 자가 보고 데이터에 대한 의존 등 한계점이 있다"면서도 "주당 계란 섭취량이 더 많은 노년 여성들이 4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의미기억력과 실행 기능이 덜 저하된 것은 계란이 인지기능을 유지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