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가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뇨병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심대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허가에 대해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식약처는 답변을 지연하거나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년째 계속되는 이 단체의 시위이유는 인슐린 주입기(펌프)를 만드는 국내 회사가 자사 제품을 미국 제조사의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정식으로 연동되는 제품인 것처럼 속여 식약처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연대 측에 따르면 지난해 2~9월 국내업체에서 사용하는 CGM 관련 앱이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라 환자의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민원을 식약처에 7차례 제출했는데 국내 A사의 당뇨병 환자용 인슐린 주입기 B제품이 미국의 CGM 제조사와 정식으로 연동을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가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시위를 하고있다. |
이들 앱은 사이버보안 및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이 데이터를 식약처에서 허가한 DIACONN G8 앱으로 사용하는 것은 환자 생명과 관련됐고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시민연대 설명이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허가를 내주면 안되는 제품을 식약처가 내줬다"며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인지, 정말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연대는 국민 건강을 책임진 식약처의 안일한 태도를 규탄하는 한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의료기기법 위반 등 혐의로 A사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그간 허가의 적정성에 대해 수차례 회신한 바 있다"면서도 "오늘 제기한 사항을 검토해 당뇨병 환우의 안전에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신속히 조치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