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오전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주 위원장을 상대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의혹에 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의대증원 사태와 관련해 대정부 강경투쟁 발언을 쏟아내고있는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홍보위원장(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대한 과거 음주운전 사망사고 이력이 조명받고있는 가운데 및 과거 인터뷰 발언들과 다음달 의사협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여러 잡음들이 나오고있다.
11일 디시인사이드 의학갤러리에는 작성자 '20년차의새'라는 닉네임으로 '주수호 전 회장님의 실체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저는 20년차 개원의입니다. 저는 의쟁투때부터 주수호 회장님을 지켜봐왔습니다. 어느덧 24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기에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라며 " '의사들은 너무 빨리 잊는다는 것이 문제'....누가 한 말일까요? 바로 12년 전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이 선거에 출마하게 되었을 때 한 의사가 한 말입니다. 이 의사가 12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주수호 후보의 씽크탱크인 미래의료포럼에 핵심적인 역할을하고있습니다. 3년이란 시간은 잊을 수 없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15년은 잊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었을까요?"고 서두를 열었다.
그는 "주수호 전 회장님의 실체를 기억력이 나쁜 의사 선생님들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먼저 대복회 사건입니다. 요즘 제가 있는 단체 카카오톡에도 자꾸 이 이야기가 오르내리던데 이 사건은 주수호가 회장이 되기 위해서 전공의들을 이용한 사건입니다"라고 저격했다.
'대복회 사건'이란 2005년에 당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불법 투자금을 모은 혐의(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한의사복지공제회(대복회) 전 대표 김모(40) 씨 등 2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법에 파기환송한 사건이다.
젊은의사복지공제회(이하 공제회)는 지난 2005년 4월 16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총회에서 결의하여 의사 출신 박 모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메드뱅크를 사업파트너로 선정, 그해 9월 28일 63빌딩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제회 설립을 공식 선포한바있다. 하지만 5년후인 2008년 경 공제회비를 납부하는 전공의 회원들에게 별다른 공지 없이 (주)대한의사복지공제회(이하 대복회)로 명칭을 바꿔버려 결과적으로 공제회에 가입한 전공의들이 납입금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당시 김 씨 등은 2005년 8월 젊은의사복지공제회(현 대한의사복지공제회) 홈페이지를 통해 "8년 정도 3000만원을 신탁하면 리스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기간이 지나면 명의이전과 함께 원금도 돌려주겠다"며 2년 여동안 모두 37명으로부터 13억8000여만원을 투자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해 1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모두 6200여만원의 예탁금을 받은 혐의를 샀다.
대복회로 명칭이 바뀐후에는 당시 의협 총무이사였던 임 모씨가 대표이사로 나섰고 당시 의협에 SOS를 보내 당시 회장인 주수호 회장이 이를 받아들여 의협 홈페이지에 대복회 홍보 배너가 걸리는 등 대복회의 파트너는 명목상 대전협에서 의협으로 바뀌게 된다. 이후 '주수호 후보의 대복회 지원'으로 의료계에서 회자되고있다.
작성자는 "두번째는 서울의과학연구수(SCL) 허위이력 문제"라며 "본인이 직접 올린 네이버 인물정보에 보면 2013년~2017년까지 서울의과학연구소 대표라고 적어놨지만 정작 그의 선거 홍보물에 SCL 이력을 넣지 않은 것은 SCL에 대표로 있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홈택스의 공익법인 공시서류 내역 중 서울의과학 연구소 내역을 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단 한 차례도 주수호라는 사람은 대표였던 적이 없다"라며 "회장 이력으로 수탁기관에 얼굴이나 빌려주고 살아온 지난 10년 동안 무엇이 바뀌었길래 다시 주수호 회장님을 지지하시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 홍보위원장을 맡고있는 주수호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26일 자신의 씽크탱크격인 발기인 150여명으로 구성된 '미래의료포럼'을 출범시키고 의협 회장 출마를 공식선언한 상태이다. 미래의료포럼은 의료계에 산적한 많은 악법이 존재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요양기관 건강보험 당연강제지정제로 보고 이를 폐지함과 동시에 건보공단과의 단체 동등 계약제를 주장하고있다.
주 전 회장은 지난해 한 보건의료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건보공단과 의료계가 동등한 계약관계로 개선돼야 현존하는 다양한 현안들도 바로잡을 수 있다. 거시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궁극적인 개선책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의협이 강력한 조직력을 갖게 되는 것을 정부도 두려워하고 있다. 의료기관 개설을 하려면 시군구의사회에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예전부터 해왔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보건소에 이미 신고를 하기 때문에 이중규제라고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의사단체가 힘을 갖는게 싫은 것"이라며 "의료계 전체 리더십을 확보해 의협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때이고 그 리더십이 정부 입장에선 투쟁 보다 더 한 힘이 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선 핵폭탄 같은 위력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수호 전 회장의 과거 이런 발언들과 최근 의대정원사태를 맞아 정부에 대한 강경투쟁기조는 다시 한번 더 의협회장을 하겠다고 선언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되고있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는 다음달에 실시되지만 이처럼 적극적인 언론 인터뷰와 출마공식선언은 주 전 회장이 지난해 이미 일치감치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는 주 전 회장외에 현 의협회장인 이필수 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운용 부산경남대표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의료계의 한 인사는 "젊은 전공의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누가 진정성을 가지고 후배들을 이끌고있는지 아니면 그것이 자신의 사리를 채우기위한 수단일수도 있는지 냉철하게 지켜봐야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