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인스턴트식품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자연 식재료에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을 첨가한 '초가공식품'이 각종 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감자칩, 시리얼 등 대부분의 초가공식품이 정신 질환을 유발하고 술·담배·마약처럼 중독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초가공식품이란 자연 식재료에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을 첨가한 제품으로, 각종 가공과 변형 과정을 거쳐 원재료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햄, 소시지, 라면,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등의 인스턴트식품은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일부 과학자는 감자칩 등을 남용한 상태를 '초가공식품 사용 장애'라는 이름의 새로운 정신질환으로 명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고 WSJ은 보도했다.
초가공식품은 간편하게 섭취하고 빠르게 소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조 공정에서 수분과 식이섬유를 제거하고 세포 구조를 분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친 성분들은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그 쾌감도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뇌에 전달된다. 결국 초가공식품의 섭취를 반복하면, 쾌락, 동기 부여 및 학습에 관여하는 우리 뇌의 보상 체계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초가공식품들은 비만, 2형 당뇨, 암, 심혈관 질환 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미국 미시건대 심리학과 교수인 애슐리 기어하트는 "초가공식품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은 니코틴, 알콜 등 각종 중독성 약품에 버금간다"며 "초가공식품 남용에 빠진 사람들이 초가공식품을 충동적으로 소비하면서 끊지 못하고, 섭취량을 줄이려고 하면 과민, 불안 등의 금단증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달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시 우울증, 불안, 수면 장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이 도파민 과다 분비, 학습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됐다고 WSJ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