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태균이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생리현상을 말하고 있다.[SBS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방송인 김태균은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당불내증(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라디오 생방송 중 배탈이 나 곤욕을 치른 일화를 얘기한 바 있다.
실제 한국인의 75%는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우유를 마시지 않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성인이 우유를 마시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치치빈 박사팀은 23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서 히스패닉계 주민 1만2653 명의 유전자형과 우유 섭취량, 장내 미생물, 혈중 대사물질 등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당불내증은 우유 속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가 부족해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락타아제는 보통 신생아 때 많이 분비되다가 성장하면서 감소한다. 포유류는 젖을 떼는 시기와 락타아제 분비 감소에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 성인은 락타아제 비지속성 유전자형(GG)이기 때문에 락타아제 결핍으로 많은 경우 유당을 제대로 분해, 흡수하지 못해 더부룩함, 복통, 설사 등 유당불내증 증상을 보인다. 일부 성인만이 락타아제를 계속 분비하는 락타아제 지속성 유전자형(AA /AG)을 가져 성인이 돼도 유제품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의 락타아제 유전자형을 분석하고, 하루에 섭취한 음식과 음료를 설문조사한 뒤, 평균 6년간 제2형 당뇨병 발병 등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락타아제 비지속성이 있는(유당불내증을 가진) 사람들은 하루 우유 섭취량이 1컵씩 늘어날 때마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락타아제가 지속성 유전자형 성인들은 우유 섭취량과 제2형 당뇨병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16만7172명의 데이터 분석에서도 이같은 연관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우유 섭취가 유당불내증을 가진 개인의 장내 미생물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락타아제 분비가 부족한 성인은 우유 섭취를 늘리면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의 종류와 숫자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