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척추질환 환자는 최근 점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활동 부족, 비만 등이 원인으로 젊은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현대인이라면 한번쯤 겪는 게 바로 ‘허리통증’이다. 이미 통증이 심해진 상황이라면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확률이 높다. 적은 활동량, 앉아서 생활하는 생활, 체중증가, 디지털기기 사용 일상화 등이 허리를 힘들게 만든다. 최우형 수원 S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의 건강한 허리를 위한 조언을 들어본다.

▶‘젊을 땐 괜찮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허리가 아프다’는 경우가 많다=“아무래도 그렇다. 실제로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은 대부분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아무리 좋은 기기라도 시간이 지나면 내구도가 떨어지지 않나. 척추나 몸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전신을 지탱하는 척추의 순수 무게는 고작 2kg에 그친다. 최소 20배 이상의 체중을 지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노화라고는 하지만 허리통증에 노출되는 젊은층도 많은 것 같다=“사실 척추질환은 현대인들의 고질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인구의 80% 이상은 한번쯤 요통을 겪을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척추질환 환자는 최근 점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활동 부족, 비만 등이 원인으로 젊은 환자도 분명 증가하고 있다.”

▶허리가 아프면 흔히 ‘디스크’부터 의심하지 않나=“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꽤 많다보니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단순 근육통일 수도 있고, 염좌, 척추측만증, 척추후관절증후군 등 워낙 다양하다. 다만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는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꼽을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일반인이 보기에 증상은 비슷하게 느껴진다=“기본적으로 허리가 아픈 것은 같다. 하지만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르다. 척추디스크는 추간판 내 수핵이 손상된 섬유륜 사이를 삐져나오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신경 통로(척추관)가 다양한 요인으로 좁아지면서 아픈 증상이 생긴다. 모두 허리, 엉덩이, 다리 등 하체에 통증과 감각 이상이 발생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두 질환의 차이점은=“디스크에 의한 통증은 대개 디스크 탈출 부위의 염증과 부종에 의해 유발되므로 통증이 심하고 지속적인 편이다. 움직이면 좀 낫다. 반대로 척추관협착증은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점점 아픈 게 심해진다. 대신 쉬면 현저히 나아지는 게 특징이다.”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진단받은 경우 어떻게 치료하나=“노화 진행을 최대한 막고 통증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처음에는 최대한 보존치료에 나서고, 조절이 어려우면 주사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그래도 통증이 잡히지 않으면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수핵성형술, 추간공 확장술 등 비수술적 시술 치료 단계로 넘어간다. 보존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신경주사치료, 프롤로치료, 도수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이 있다.”

최우형 수원 S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중에서 치료가 더 까다로운 것은=“환자의 증상과 상황이 모두 다르다보니 쉽게 이야기하기 어렵다. 다만 치료 시기 문제에서는 구분될 수 있을 것 같다.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적절한 치료 시 대개 시간이 경과하면서 신경근을 압박하는 염증과 부종이 개선되고 돌출된 수핵이 흡수돼 아픈 게 완화된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구조적으로 좁아진 것이다보니 치료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측면이 있다. 증상도 더 오래 갈 수도 있다.”

▶척추질환에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언제인가=“대소변 장애가 동반되거나, 감각 이상이 심하거나, 장기간 치료해도 낫지 않고 통증이 재발될 때다. 상황에 따라 척추내시경 수술, 미세현미경 수술, 척추고정술 등을 받게 된다.”

▶허리 건강을 지키려면=“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적정 체중까지 감량해 체질량지수를 줄이는 게 허리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와 함께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탄탄한 근육은 뼈와 관절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어근육 강화는 전반적인 척추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소홀하기 쉬운 등 부위의 근육 강화에 나서보자. 물론 척추질환을 가진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운동계획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