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수치, 항불안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낙상 위험도를 높일 수 있어 주의 필요
연령의 증가, 신경성 질환의 발병, 인지기능 저하 등 낙상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 요인이지만, 노인의 기저질환으로 인한 다약제 사용과 약물 부작용 등으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낙상은 의료 질과 환자안전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이며 병원 내에서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낙상이 의료진의 인식과 적절한 관리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2018년 환자안전보고에 따르면 낙상으로 인한 사고나 전체 환자안전사고 유형 중 큰 비중(40.5%)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도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낙상사고 비율은 전체 손상기전 중 42.9%를 차지하면서 10년 전과 비교하여 1.8배 증가하였으며, 특히 노령층에서 낙상이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다.
연령의 증가, 신경성 질환의 발병, 인지기능 저하 등 낙상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 요인이지만, 노인의 기저질환으로 인한 다약제 사용과 약물 부작용 등으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아직은 국내에서 낙상 위험도를 평가할 때 약물에 대한 평가는 포함하고 있지 않아 입원 환자의 낙상과 관련된 약물학적 요인에 대한 평가와 예방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병원장 이재협) 의료질향상팀‧약제부 공동 연구팀은 입원 노인환자들의 낙상 발생 여부에 따라 낙상 위험도를 높이는 일반적인 특성과 약물의 특성을 분석하였고, 이들이 낙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보라매병원에 낙상이 보고된 만 60세 이상 환자 중 204명을 낙상군으로 지정하였으며, 성향 점수 매칭에 따라 816명의 대조군을 선정하였다. 또한, 환자들의 낙상 위험도 평가 점수, 헤모글로빈 수치 및 혈청 나트륨 농도, 혈압 등을 매칭, 보정 변수로 활용하였다.
낙상 위험 요인을 비교 분석하고자 모든 변수를 보정하여 다변량 분석한 결과 헤모글로빈이 1 g/dL 감소함에 따라 낙상 위험이 1.13배 증가하였으며, 환자가 보행보조기를 잡고 이동하는 경우 3.26배 증가하였다. 약물 중 항불안제를 복약하는 경우 2.94배, 마약성 진통제를 복약하는 경우에는 1.88배 더 높게 낙상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다약제 사용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낙상과 높은 상관도를 보이는 위험 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다변량 모델 설계 시 일부 모델에서 다약제 복용이 낙상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약제의 영향보다 특정 약물의 사용이 낙상에 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신저자인 신경과 권형민 교수(의료혁신실장)는 “이번 연구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는 낙상 위험도 평가 도구를 적용하여 입원 환자의 약물 사용과 낙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하며 “입원환자의 경우 추가 처방 등으로 기존 복약 지도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입원환자의 약물 사용의 변화에 따른 낙상 위험성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대한노인신경의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Journal of Geriatric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