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는 식용 곤충이 최근에는 펫푸드에 들어가는 대체 단백질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에게 고영양 단백질 재료로 인식되면서 활용도가 높은 분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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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식용곤충은 미래식량 소재로 오래전부터 언급돼왔다. 하지만 곤충에 대한 편견으로 아직 소비자에게는 거부감이 높아 실제 소비량은 크게 늘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펫푸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반려동물에게 먹일 때는 이러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펫푸드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식용 곤충으로는 귀뚜라미(Crickets), 밀웜(Mealworms), 동애등에(Black Soldier Flies)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동애등에의 경우, 2021년 판매액이 2017년 대비 1262% 급증했다.
친환경적이면서 영양소까지 풍부한 식용 곤충들은 소화도 쉬워 반려동물의 건강에 도움된다는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 동애등에 유충을 넣은 식품을 반려견에게 제공하자,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약 10% 감소했다는 2021년 농촌진흥청 실험결과도 있다. ‘밀웜 단백분말’ 또한 각광받는 펫푸드 재료로, 육류보다 단백질이 풍부한 반면, 탄수화물, 지방, 당함량은 낮은 고영양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펫푸드에 활용되는 동애등에 유충 모습 [영주시 제공] |
무엇보다 식용곤충을 활용하는 가장 주요한 배경은 반려동물의 육류 알레르기 반응에 있다. 사람의 경우 기후위기나 건강, 동물복지 등의 이유로 육류 섭취를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고기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가장 크다. 반려동물의 식이성 알레르기 이슈가 점차 대두되면서 ‘미트 프리’의 해결책으로 부상한 단백질이 바로 식용 곤충 사료다.
실제로 육류는 반려견의 식이 알레르기 원인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2016년 국제학술지 ‘BMC 수의학연구’(BMC Veterinary Research)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강아지의 식이 알레르기가 가장 많이 보고된 재료는 소고기(34%)였으며, 뒤를 이어 유제품(17%), 닭고기(15%), 밀(13%), 양고기(5%) 순이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기업 대웅펫의 지승환 제품개발팀 파트장은 “식용 곤충을 활용하면 육류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필수아미노산에 심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등이 풍부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웅펫은 식용곤충 밀웜을 활용한 ‘애니웜’ 트릿 3종을 선보였으며, 반려견 기호성이 높은 고구마, 단호박, 연어로 맛을 더해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식용곤충 밀웜을 활용한 펫푸드 [대웅펫 제공]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카르타지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식용곤충은 미래 식품으로 떠오른 대상”이라며 “밀웜을 비롯해 동애등에와 같은 곤충을 활용한 펫푸드 개발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산업이 일찍부터 성장한 미국·유럽과 비교할 때 국내 펫푸드는 아직 세분화된 규제를 보완해야 할 단계이므로, 곤충을 활용한 제품 구입시에도 생산과정이나 원료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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